[김수린의 시사 칼럼] 사그라지고 있는 음원 사재기 논란

음원 사재기라는 용어를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용어는 2019년 12월 24일 보이그룹 '블락비'의 한 멤버인 박경이 트위터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려 처음 대중들에게 공론화되었다. 한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를 달궜던 주제인 음원 사재기의 논란이 점차 사그라지면서, 처음 이 주제를 꺼내어 논란을 일으킨 주체자 박경이 부담해야 할 책임은 커지고 있다. 음원 사재기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먼저 음원 사재기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음원 사재기는 말 그대로 일정한 돈을 주고 기계를 돌려서 불법적으로 음원 순위를 올리는 것, 다시 말해 음원 차트를 조작하는 것이다. 더 자세히 설명하면, 브로커, 또는 중개인이 특정한 가수에게 사재기 제안을 하고, 그 가수의 소속사가 제안을 받아들여 요구하는 돈(대략 1억에서 3억 정도)을 보내면 홍보대행업체가 먼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그 가수를 2~3일 동안 영상을 통해 홍보한 다음 생산한 약 만 5천 개의 아이디를 통해 불법적으로 스트리밍을 하여 음원 순위를 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재기를 통해 얻은 이익은 처음에 제시한 비율에 따라 7대 3, 1대 9 등 다양하게 분배한다. (참고: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2001050023211145&ext=na )

 

 

그렇다면, 과연 박경의 트위터에서 언급된 가수들의 소속사들은 어떠한 대응을 했을까? 먼저 송하예, 장덕철, 전상근 등의 소속사는 사재기를 전면 부인하며 "고소 진행을 하는 중이다, 당황스럽다" 등의 억울함을 표시했다. (참고: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2001050023211145&ext=na ) 또한, 우리는 사람들이 말하는 음원 사재기를 한 것이 아니라 대행업체의 힘을 빌려 온라인으로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00103096100005?input=1195m )

 

이러한 소속사의 해명이 올라온 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다수는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고, 이 중 일부는 이에 대한 '멜론 차트 1위를 할 만큼 페이스북의 파급력은 크지 않다', '50대가 새벽에 이별 노래를 듣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등을 근거로 삼아 반박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박 글과 방탄소년단 진, 딘딘, 마미손, 아이유 등 많은 인기 아티스트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들려오지 않는다. 작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재기에 관한 자체 조사에 들어갔지만, 자료 부족으로 사재기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만 들려올 뿐,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참고: https://www.ytn.co.kr/_sn/0117_201901311530328166 ) 또한, 지난 3월 9일 박경이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간다는 기사가 뜨며 재조명되는가 싶었지만,  이도 코로나 19의 여파로 금세 잊혀갔다.  (참고: https://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2003110100076080004672&servicedate=20200310 )

 

요즘 사회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위가 가려지기 때문에, 막대한 부를 얻어 성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다. 특히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대형 소속사들이 대부분의 음원 차트를 점령하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나지만 이름은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은 많이 묻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실력이 뛰어나다고 부정입학을 하는 것이 옳지 않은 행동인 것처럼, 노래가 좋다고 사재기를 합리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음악의 열렬한 애호가로서, 더욱 공평하고 깨끗한 음악 시장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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