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솔지의 공간 칼럼1] 우리의 '공간'을 지키기 위하여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로 인한 대형 화재 반복, 이젠 대책 수립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아가야

우리의 시작은 공간이었고, 지금도 계속 어떠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과 공간은 떼어내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렇기에 지금 당신이 있는 그 공간은 안전해야만 한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의 공간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가? 우리는 공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각종 사고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 사고 중 대표적인 것이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과 연관된 화재 사고이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이천시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 큰불이 나 수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이 이번 사고를 더욱 키웠다. 샌드위치 패널은 스티로폼의 우레탄, 단열재를 가운데 두고 철판이 양쪽으로 결합한 형태이다. 마치 우리가 먹는 샌드위치의 속재료와 빵처럼 말이다. 이런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화재 확산을 더욱 용이하게 하고 인체에 유해한 독성 가스를 내뿜으며, 붕괴 속도도 빨라 굉장히 위험하다. (참고: https://blog.naver.com/koshablog/221771396852" target="_blank">https://blog.naver.com/koshablog/221771396852)

 

이러한 위험성이 있는데도 계속해서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하니, 결국 화재가 발생했을 때 쉽사리 불길이 잡히지 못했고, 수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정부는 사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번달 8일 김현미 장관이 주재하는 ‘건설안전 혁신 위원회 2기 킥오프 회의’에서 가연성 건축 자제에 대한 규제 강화 및 공사 주체의 책임 강조 방안에 대해 이야기가 오고갔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곧 최종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참고: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8/2020050801451.html?utm_source=urlcopy&utm_medium=share&utm_campaign=biz)

 

그런데 샌드위치 패널과 관련된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이천 gs 리테일 서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키운 것은 다름 아닌 샌드위치 패널이었고, 2019년 인천 남동공단 마스크팩 공장 화재도 샌드위치 패널이 도화선이 되었다. 이 사고들 외에도 샌드위치 패널로 인해 크고 작은 화재 사고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들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현장 감식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으나 이번 이천 물류센터 화재를 막지 못했다.

 

항상 어떠한 사고가 나야만 공간 개선 대책을 세우려고 분주한 것 같다. 이 분주함은 언제 또 사라지고, 개선된 점 하나 없이 똑같은 사고가 반복될지도 모른다. 대책만 세워서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대책이 있어도 행동하지 않는다면 달라질 수 없다. 우리는 안전한 공간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고, 그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 당장 공간과 관련되어 지적되는 문제들을 지금 당장, 직접적으로 없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공간은 또다시 무너진다.

 

[공간 칼럼]은 인간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공간'을 이야기합니다. 인간 삶에서의 공간의 의미를 탐구하고, 공간과 관련된 각종 논의 및 사안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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