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의 과학 칼럼] 전쟁 속에서 발전하는 과학

인간의 어리석음과 이기심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시는 바로 전쟁이다. 인류 역사 속에서 인간은 늘 각기 다른 사정으로 전쟁을 해왔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 과학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이제 전쟁은 그전의 전쟁과는 차원이 달라졌다. 인류의 전쟁은 전쟁에 참여하는 집단만이 아닌 전 세계, 전 인류뿐만 아니라 지구까지 파괴할 힘을 갖추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전쟁의 무시무시함을 알면서도 전쟁을 그치지 않을까? 이제는 전쟁을 멈춰야 하는 시점에서, 전쟁의 파괴력과 전쟁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하자.

 

칼은 사실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즉 사람들에게 똑같은 물건이 줘도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을 돕는 도구가 될 수도 사람을 해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인류에게 과학기술이라는 엄청난 힘을 가진 도구를 줬고 풍요로운 시대가 막 열리려던 참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과학기술은 상대편을 파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사람을 해치는 무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을 '생화학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생화학무기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독일은 염소가스를 이용해 프랑스를 공격했고 그 이후 프랑스가 더 강력한 겨자가스를 개발해 독일군을 몰살시켰다. 이 생화학 가스로 인해 양쪽 군 모두 큰 피해를 보았고 생화학무기는 1차 세계대전을 엄청난 비극으로 몰아간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생화학무기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매우 두려운 존재이다. 아니, 오히려 현재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훨씬 무시무시한 존재가 되었다.  현재 생화학무기의 파괴력은 더욱 커졌는데 현재 생화학무기로는 탄저균, 천연두, 흑사병, 보툴리눔 등이 있다. 탄저균이 호흡기에 침투하게 되면 치사율이 95%나 되고 탄저균은 100kg만 살포해도 30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큰 파괴력을 가진다. 그리고 보툴리눔은 단 1g만으로도 1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는 공포의 생화학무기이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많은 사람이 탄저균과 같은 신생 화학무기로 계속해서 피해받고 있다. 

 

생화학무기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신무기가 등장해 전쟁 피해자들의 고통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4차 혁명 기술로 주목받는 '드론'도 새로운 무기중하나이다. 땅 가까이에서 적을 수색하는 드론과 공중에서 표적을 공격하는 드론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임무를 수행해 전쟁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무기로 쓰인다. 실제로, 최근 사우디 피격에서 드론이 사용되어 큰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또한, 인공지능과 관련된 무기도 존재하는데?인공지능은 적의 위치나 무기의 범위, 지형, 날씨 등의 변수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지휘관들이 작전을 짜는 데 도움을 준다. 군인들이 직접 이러한 과정을 진행하면 보통 12시간에서 24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인공지능은 이보다 더 이른 시일 안에 작업을 완료할 수 있다. 전쟁이 시작되면 서로 연결된 인공지능 시스템이 미사일 발사대에서 항공기 수송기에 이르기까지 목표물을 골라내고, 가장 효율적인 순서로 목표물을 파괴한다. (인용: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407)

 

현재는 전쟁의 영역에 ‘인터넷’도 포함이 된다 . EMP라는 무기가 어떤 지역 위를 지나게 되면 면 그 지역의 네트워크 자체가 마비되어서 다른 무기보다 더 심각한 피해가 올 수 있다. 모든 공장이 멈춰버리고 통신도 할 수가 없어서 모든 사회 시스템이 마비된다. 병원, 은행, 주식 모두 운용에 마비가 오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은 국가 간 전쟁 형태를 띠기도 한다. 최근 데이터 유출 사고 2,216건 중에 특정 국가가 배후로 지목된 사건이 전체의 12%를 차지한다. 일부 국가들은 정보기관이나 군에 전문 해킹 그룹을 두고 있기도 한다. (인용:https://shindonga.donga.com/3/all/13/1862322/1)

 

 

 

과학기술은 전쟁 때 발전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과학과 전쟁은 아주 긴밀한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과학·기술이 제1차 세계대전 속에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대편을 굴복시키는 과학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확고한 목적이 있었으며, 그 목적만 달성할 수 있다면 윤리와 인간 존엄성의 문제와는 상관없이 모든 연구가 용인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회 속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발된 기술은 인간에게 재앙이 되어 돌아왔다. 지금이라고 다르지는 않다. 치열한 군비경쟁 때문에 세계 각국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신무기들을 찍어내고 있다. 과연 이런 과학기술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과학기술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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