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도현의 정치/시사 칼럼 9] 자유(自由)와 방종(放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일상의 파탄을 극복하고 대응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만들어졌다. 중대본은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생활 속 거리 두기 등 여러 대책을 마련했고, 음주가무飮酒歌舞나 지인재회知人再會 등 일상의 여러 행위가 제한되었다. 총 45일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이후 계속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인해, 연일 확진자 증가폭은 줄어갔고, 곧 코로나19의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져만 갔다.  (참고+최윤나, 文대통령 “중대본 100일, 여러분 있기에 국민들은 안심”, 동아일보(인터넷), 2020. 05. 05. 0면.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505/100911161/2, 박채영, ‘사회적 거리두기’ 45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100명→9명, 경향신문(인터넷), 2020. 05. 05., 0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5051852001)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지친 이들의 단비로만 알았던 최대 6일간의 황금연휴로 인해 다시 한번 좌절되었다.  확진자 증가폭은 반등했고, 교육부는 등교를 연기하었으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고대하던 이들은 체념했다. 이른바 이태원클럽 발 집단감염은 그 최초 확진자를 비난의 과녁에 묶어두기에 충분했다. 그의 성적 지향, 활동 범주 등 모든 부문에서 지탄받았고, ‘이태원 포비아’ 현상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목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은 지나친 성애性愛도 인내의 결여缺如도 아닌, 방종放縱이다.

 

“나는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환자를 이롭게 하도록 섭생법을 쓰는 반면, 환자가 해를 입거나 올바르지 못한 일을 겪도록 그것을 쓰는 것은 금하겠노라,” 서양 의학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코스의 히포크라테스가 남겼다고 전해지는 선서의 한 구절이다. 이 문장은 윤리의 근본 원리 중 하나인 ‘해악 금지의 원칙(악행 금지의 원칙)’을 선명히 보여준다. ‘해악 금지의 원칙’은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해를 입히는 위험을 초래하는 일체의 행위가 금지됨을 의미하며, 도덕과 윤리의 근본 원리로서 작용한다. 해악 금지 원칙은 또 하나의 작용을 이루는데, 그 무엇도 아닌 방종 행위의 제약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참고+이기백.「」200612『히포크라테스 선서』반덕진. 사이언스북스, 2006. 319쪽.)

 

그 어떤 경우에서도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은 결코 침해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한 나라의 국민이기 이전에 시민이고, 인간이며 자유 의지를 지닌 생명체이기 그 누구의 자유도 보장된다. 그러나 방종放縱은 그 어떤 경우에서도 금지되어야 한다. 현존하는 최대의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행위가 방종에 해당하는지 계속해서 점검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제 나는 상투적이나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관용어구와 함께 이 글을 맺으려 한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참고문헌)

1. 박채영, ‘사회적 거리두기’ 45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100명→9명, 경향신문(인터넷), 2020. 05. 05., 0면.  

2. 최윤나, 文대통령 “중대본 100일, 여러분 있기에 국민들은 안심”, 동아일보(인터넷), 2020. 05. 05. 0면.

3. 이기백.「」200612『히포크라테스 선서』반덕진. 사이언스북스, 2006. 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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