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무의 철도 칼럼] 5호선 탈선사고 원인과 비상수송 그리고 해결책은?

철도사고의 원인은 노후화때문일까?

지난 24일 아침, 일어나니 많은 연락이 와 있었다. 무슨 일인지 영문이 궁금하여 살펴보니 5호선 열차가 회송 중에 탈선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출근 시간이 많이 혼잡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체 왜 열차는 회송 중에 탈선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 24일, 서울교통공사 소속 5호선 전동차가 발산역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가 탈선하며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을 파손시키며 유리가 깨져 바닥에 파편이 널브러져 있다. 

 

 

사고 경위에 대해 알아보니 해당 사고 열차는 서울교통공사 5호선 소속 518편성이며 고덕차량기지에서 방화차량기지로 회송 중이었다. 

 

사고가 난 이후 서울교통공사는 트위터(SNS)를 통해 이 사고로 방화~화곡 구간 운행이 중지되며 비상수송 버스 6대를 긴급히 투입하였다고 밝혔다. - 서울교통공사 트위터 인용 - twitter.com/seoul_metro/status/1264290716127080449 

 

고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드립니다 24일 01:40경 5호선 발산역에서 전동차 궤도이탈이 발생하여, 방화<->화곡 구간 운행이 정지되었습니다 나머지구간은 정상운행하나 일부 지연 예상됩니다 방화<->화곡 구간의 경우 비상수송버스 6대를 투입하였습니다 고객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서울교통공사 트위터 인용 - twitter.com/seoul_metro/status/1264290716127080449

 

비상수송 버스 6대를 투입하였다고 밝혔는데 과연, 승객들을 탈 없이 수송할 수 있었을까?

 

내 생각은 문제가 있었지만, 언론에 문제가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논란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서울교통공사 5호선 열차 구성은 8량 1편성이다. 8량은 다른 말로 8칸을 의미한다.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릴 때 바닥에 1-1, 2-3, 7-4 등 번호가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앞 숫자는 몇 번째 칸인지 의미하고 뒤 숫자는 그 칸에서 몇 번째 문인지를 나타낸다. 5호선 열차는 칸 별로 양쪽에 각각 4개씩의 출입문이 있고 총 8칸이므로 전체 64개의 출입문이 있는 것인데 열차는 역에서 한쪽의 출입문만 취급하므로  역 당 32개의 출입문을 사용한다. 각 역에서 32개의 출입문으로 타고 내리는 승객의 수를 출근 시간이라고 가정하고 생각해보자. 예상보다 엄청 많은 승객이 한 열차에 탑승한다.

 

또한, 운행 중지된 구간이 방화~화곡 구간이고 총 8개 역이다. 이 사이에는 혼잡하기로 유명한 9호선과 공항철도, 김포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환승역인 김포공항역도 있다.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9호선이나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5호선을 이용하려다가 운행 중지되어 비상수송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함께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출근 시간으로 가정하고 생각했을 때보다 더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구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구간에 한 열차만 운행하는 것도 아니고 상, 하행선 열차가 존재하므로 상상해본 승객의 수보다 몇 배 더 많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구간에 비상수송 버스 6대를 긴급히 투입하여 수송한다는 게 과연 불편 없이 원활하게 가능했을까?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고가 발생한 발산역은 곡선이고 고덕차량기지에서 방화차량기지로 회송 중에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차량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자력회송 중이었다면 사고 역이 곡선이므로 진입속도는 다른 일반적인 역에 비해서 다소 낮았을 것이고 제한속도 초과의 가능성은 ATC/ATO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물론, 시스템적 결함이 문제였다면 말이 달라질 수는 있다. 또한, 시스템적 결함이 원인이었다면 해당 사고 열차뿐만 아니라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모든 열차의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사고 열차가 자력 운전이 불가하여 구원운전을 통해 회송했다면 구원운전 과정에서 규정을 지켰는지도 함께 자세히 조사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ATC/ATO 시스템을 지금까지 잘 운용해온 것을 보면, 관련된 시스템적 문제보다는 다른 물리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비교적 커 보인다. 다양한 물리적 원인 중에서 선로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대차 쪽에서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철도차량의 바퀴는 일반 자동차의 바퀴와 다르다. 철도차량의 바퀴는 바퀴 안쪽이 선로에 딱 달라붙어 움직이는 형태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바퀴 문제로 인한 사고라기보다는 바퀴와 연결된 대차 쪽 문제라고 추측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면 다른 전동차가 해당 구간을 지나갈 때 같은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하여 정비와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14일, 한국철도공사 소속 1호선 전동차가 신길역 부근에서 탈선하며 운행중단이 된 사례가 있다.

 

이 사고 이후 불과 한 달여가 지나 5호선에서 또 탈선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긴급 안전진단과 잠재적인 위험요소 제거가 시급해 보인다. 이 사고의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차축 베어링이 파손되면서 온도가 올라가고, 이에 차축이 끊겨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정되었다고 한다. - SBS 기사 인용 - 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748225 

 

또한, 해당 1호선 열차[310A83편성(1x83편성)]는 노후 전동차인데 이 사고가 단순히 노후 전동차라서 발생한 사고였을까? 나는 여기에서도 의문을 품는다. 사고 열차의 차종을 흔히 저항차라고 부르는데 이유는 차량의 제어방식이 저항제어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열차는 저항제어 방식이 아닌 VVVF제어 방식을 사용한다. 한국철도공사 1호선에만 이런 제어방식을 채택한 열차가 다니느냐? 그건 아니다. 서울교통공사 1호선 소속 중에서도 6개의 열차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두 열차의 다른 점이라면 서울교통공사 소속 열차는 내구연한 규정 때문에 2014년 폐차예정이었지만 규정이 폐지되면서 집으로 치면 리모델링 정도에 속하는 작업인 대수선을 거친 차량이다. 이 과정으로 동력장치, 내부 내장재 등을 개선하였으며 대부분 1989년산 열차로서 2020년 기준 31년 동안 운행 중이다. 비록 한번 대수선을 했지만 31년 동안 운행한다는 자체도 놀라운 일이고 외관만 보더라도 한국철도공사 저항차에 비해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 저항차는 여러 일이 있으면서 서울지하철 종로선이 1974년에 개통 당시 운행하던 일명 초저항 열차의 객차를 사이사이 끼워 넣어 함께 운용 중이다. 그러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다. 참고 - https://namu.wiki/w/서울교통공사%201000호대%20저항제어%20전동차#fn-54 

 

이번 5호선 사고 열차(518편성)의 경우 1995년에 반입되어 차량 제작 25년이 되었고 1호선 신길역 부근 탈선사고 열차도 비슷한 시기(1996년)에 만들어졌다. 

참고 - https://namu.wiki/w/서울교통공사%205000호대%20전동차#s-2,  참고 - https://namu.wiki/w/한국철도공사%201000호대%20전동차/현황

 

즉, 비록 대수선을 거쳤지만 중간중간 74년도 종로선 개통 초기 운행하던 열차의 객차를 끼워 넣어 31년 동안 운행하는 열차도 있는 만큼 노후화만이 문제가 아니다. 관리의 문제인 것이다.

 

위에서 자력 운전을 가정하여 언급한 부분이 있지만, 사실 이 열차는(518편성) 대차 문제와 핵심부품 고장으로 인해 2017년 1월 14일부터 휴차 상태였다.

인용 - https://www.seoulmetro.co.kr:444/kr/vocView.do?menuIdx=376&vocno=226476&cdvocchannel=1 

인용 - https://www.seoulmetro.co.kr:444/kr/vocView.do?menuIdx=376&vocno=225017&cdvocchannel=1

 

따라서, 자력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로서 다른 열차에 이끌려가는 구원운전 방식을 통해 고덕차량기지에서 방화차량기지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

참고 - https://namu.wiki/w/발산역%20전동열차%20탈선%20사고-  참고 - http://www.redaily.co.kr/sub_read.html?uid=449 

 

2년 넘게 휴차 상태로 차량기지에 세워져 있었고 대차 문제를 가지고 있던 열차이기에 대차 문제로 인한 탈선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 의견에 힘이 실린다. 물론 곡선 구간이었기에 선로 자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 배제할 수는 없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이 철도사고는 노후화 때문에만 발생할까? 노후화만 해결하면 이런 사고가 더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후화 문제를 신규 열차 반입으로 해결한다고 한들 관리부실과 부품수급 문제 등이 생긴다면 그 역시도 사고의 원인이 충분히 될 수 있는 것이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결론은, 철도 사고에 있어서 단순히 노후화만을 문제로 삼으면 안 되고 부품수급이나 차량 관리 등 다양한 문제를 짚어보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계부처에서 혹은 일반 시민들이 단순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특히 관계부처에서는 지원을 통해 각 철도 운영기관이 눈치만 보게 하지 말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지켜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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