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영의 시사 칼럼]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일까?

 

 

웹툰이나 소설을 드라마화하거나 영화화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다. 이미 웹툰이나 책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기존 작품의 팬층이 확보되고 보장된 스토리로 인해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실제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크게 흥행하여 원작인 만화도 화제가 되어 두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2020년에도 수많은 웹툰들이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한 웹툰을 드라마로 제작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작품이 있다.

 

바로 <편의점 샛별이>이다. 이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지난 19일에 처음으로 방영된 이 드라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선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는 원작의 내용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15세 이상 관람가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 성매매, 성인 웹툰 작가가 웹툰을 그리는 적나라한 묘사로 인해 시청자들의 지적이 난무하였다. 선정적인 장면에 대한 수정요구, 지적이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 봇물 터지 듯이 올라왔고 결국에는 시청자 게시판을 비공개로 돌려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일부 사람들은 원작에 충실한 내용인데 왜 이를 비판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원작 내용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라는 한 마디로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 기존 웹툰은 19금이었지만 연령 제한이 있기 때문에 웹툰을 읽으려면 성인인증을 거쳐야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15세 관람가로 나왔고 TV에서 방영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령제한을 걸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러한 선정성, 폭력성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서 갈수록 그 경계가 애매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확실한건 TV라는 접근성이 높은 매체를 통해 방영되는 작품들은 조금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웹툰처럼 인증을 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은 피해 갈 수가 없다.

 

물론, 모든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작품은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아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도 많다. 대표적으로 부부의 세계이다. 이 드라마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은 요인은 무엇일까? 부부의 세계는 해외 드라마를 원작인 작품인데 애초에 선정적인 장면들을 고려하여 19세 관람가로 방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밖에 타인은 지옥이다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 드라마로 제작 과정 중에서 내용이 변형되기는 하였다. 원래는 15세 관람가로 시작했지만 회차가 거듭날수록 잔인함과 폭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에따라 마지막화는 19세 관람가로 진행하였다.  

 

드라마나 영화 또한 예술의 한 부분이다. 과한 규제는 오히려 창작활동을 퇴행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잔인하거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영상물을 보고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성인인증이 필요하지 않은 매체는 접근성과 선호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에는 조금 더 꼼꼼하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제를 가하는 방송통신위원회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작자들의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시청자들이 이를 위해서 무비판적으로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TV 프로그램을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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