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선의 인문 칼럼] 역사 영화의 고증

역사 영화가 전달 매개체로서 필요한 것은 고증이다.

 

 

극장가에 등장하는 역사와 관련된 영화는 대중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역사 전달 매체로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단연 그 이유는 극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픽션으로서 갖는 ‘역사적 오류의 사실화’ 때문이다. 역사적 오류의 사실화의 오류가 들어난 예시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역사적 오류의 사실화의 심각성을 알아보고자 영화 ‘박열’을 예시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 영화는 고증이 잘되어 있다고 많은 평론가들에게 평가받아온 영화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열’ 역시 역사적 오류의 사실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화 장면 중 조선인 대학살 장면에서 박열이 스스로 경찰에게 나아가 천황 암살 계획을 적극적으로 자백한 것으로 영화에 그려졌다. 그러나 실제로 박열은 체포 당시 격렬히 저항하였고 천황 암살 계획은 마지못해 가네코 후미코와 불령사 동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진술했다. 박열에 대한 이해가 없는 대다수의 영화 관객들은 사실과 다르게 조선인 대학살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참고:가네코후미코의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p.43~46) 

 

그렇다면 역사 영화 제작자가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이며 우리가 역사 영화의 관객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역사 영화가 역사를 달전하는 좋은 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연출이어야 한다. 물론 철저한 역사적 고증으로 인해 완벽하게 오류가 없는 결과물을 볼 수 있다고는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역사 영화의 연출자로서 역사 전달자로서 올바른 역사를 전한다는 책임감을 통해 역사 영화의 역사적 오류를 줄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관람객들을 비롯한 사회 구성원들이 철저한 고증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연출자 스스로 고증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만으로 영화 연출하기 시작하면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감이 결여된 채 오락으로서의 역사 영화를 만들며 역사 영화계의 고증의 필요성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 덧붙여 역사 전문가의 손길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역사 전문가가 아닌 이들은 아무리 역사에 관심을 가질지라도 역사 영화의 오류를 자칫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관심으로 대중들이 놓치는 영화의 오류도 발견해 더 나은 역사 영화로 발전하는데 주춧돌의 역할을 해야 한다.

 

계속해서 말했듯이 역사 영화의 고증에 대한 관심은 너무도 중요하다. 역사 영화의 본질은 역사가 가진 메시지를 부담을 덜고 친근하게 다가감과 동시에 정확한 역사의 전달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본질을 어떻게 고증하며 철저히 지키느냐에 따라 역사 영화계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에 고증의 중요성을 더 강조해도 이상하지 않다. 앞으로 영화가 철저한 고증으로 제작되어 알려지지 않은 우리 역사들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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