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중 : 윤소원 통신원] 하늘빛중의 개학 첫날 이야기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학교 풍경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하지 않았던가. 어림 잡아 반년 동안 학생들의 웃음소리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이곳, 하늘빛중학교에도 드디어 봄꽃처럼 맑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코로나19라는 엄청난 난관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제자리를 찾아간 지 어느덧 1달. 비록 늦긴 했지만 하늘빛중학교의 중1 개학은 6월 8일부터 대대적으로 시행되었다.

 

일단 하늘빛중학교는 한 반에 약 36명이 있을 정도로 과밀화가 극심한 학교고 따라서 투입되는 교직원들도 많아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비록 풋내기지만 직접 그 현장에 가 보았던 필자는 하늘빛중학교가 그 임무를 아래 규칙들로 정말 철저히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하늘빛중학교의 코로나19 대책에 의한 일상은, 매일 아침 등교할 때마다 복장 규제를 포함한 선생님들의 엄격한 관리 하에 시작된다. 먼저 학교 교뮨에 들어서기 전 5m 정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해야 하며, 등굣길을 함께 걸어왔던 친구와도 떨어져서 서야 한다. 교뮨을 통과한 후 일렬로 서서 앞 친구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학생 부장 선생님의 복장 검사를 받고 손소독을 한다. 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하늘빛중학교는 방대한 학생 수만큼 많은 양의 손소독제를 구비해 놓고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학교 안으로 들어가면 열화상 체온 측정기가 정말 정밀하게 학생들의 체온 하나하나를 모두 잡아내고 있다.

 

 

학교 안 생활도 나름 어마어마했다. 첫날의 어색함도 한몫했겠지만, 원래 교실의 1.5배 되는 곳 (예 : 시청각실, 과학실 등등)에서 친구와 멀찍이 떨어져 앉아야 했다. 물론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도 마음껏 뛰놀 수 없었으며, 더구나 옆 반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선생님들이 언제나 학생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효율적이고 안전한 학교 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지도하고 계시는 중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의 시작은~뭐라해도 손씻기가 최고야~"

정말 동심 가득한 코로나19 예방 시보는 학생들이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4교시가 되면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각각 급식실로 이동한다. 급식실 앞에서는 노란색 테이프로 지정된 1m 간격을 둔 지정 자리에 서 있어야 하며, 옆 친구와 떠들거나 장난을 치면 곧바로 학생 부장 선생님의 지도가 날아들 것이다.

 

물론 급식실 안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어진다. 학생들이 모두 손소독을 한 번씩 하고 들어간 후에도, 배식 도우미 아주머니들께서 식판과 수저를 손수 다 나누어주시는 방법으로 최소한의 접촉만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급식을 받고 난 후에는 어떤 친구와도 마주 보고 급식을 먹는 일이 없도록 한 식탁에 한 줄만이 배치되었으며, 한 칸 건너 한 사람이 앉는 바람에 대기 시간도 배로 늘어났다. 하지만 우리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이니, 뭔들 아깝겠는가!

 

 

코로나19라는 틈바구니 안에서 시작된 중학교 생활이라 잊고 있었건만, 이번 6월 8일은 새로운 중학교 1학년들의 첫 등교일이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하지 못하는 수많은 활동들,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많이 힘들지는 않았을까. 하늘빛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주변 친구들(김 모양1, 김 모양2, 김 모양 3, 유 모양)의 의견을 통해 알아보았다.

 

*본 인터뷰는 4명으로 진행된 인터뷰의 내용을 종합하여 각색한 것임을 밝힙니다.

 

Q. 하늘빛중학교의 코로나19 대책, 그 속의 개학 첫날은 어떠셨나요?

 

A. 조금 불편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대책 때문에 힘들기도 합니다. 교실도 바뀌고 어떤 반은 분반을 하기도 했죠.  게다가 급식 먹을 떄는 살짝 교도소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렇지만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 좋았고, 언제나 가기 싫던 학교였는데 이번만큼은 학교에 가서 '그래도'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Q.. 중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와는 많이 달랐나요?

 

A. 코로나19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그리고 잠깐의 방심으로 얼마나 빨리 퍼져나가는지 아니까 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학교 생활이 기대했던 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급식 먹을 때가 좀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와, 그리고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과는 달리 아무하고도 도통 이야기할 수가 없으니까요.

 

Q..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대책이 친구 관계나 학교 생활에 큰 지장은 없었나요?

 

A.  옆 반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점, 친구들과 마음대로 자유롭게 놀 수 없다는 점이 서운하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을 만난다는 게 사람에게 있어서 꽤나 중요한 건가 봐요. 모르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래도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 있으니까 뭔가 기운이 나는 듯한 기분이에요. 교우 관계에도 심각한 지장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코로나19 상황 이외에도 '신입생으로서'의 중학교 생활은 만족스러웠나요?

 

A. 네~이 정도면 나름 만족스러운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2주일도 채 가보지 못한 학교라서 어떻게 상세하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의 학업 스트레스 외에는 다 괜찮았던 것 같아요!

 

 

정말 아무 기대 없이 한 인터뷰였는데, 잠깐의 인터뷰만으로도 우리는 하늘빛중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나름 '만족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우리는 정말 사람을 만나면서 살았던 사람들이라, 말은 별로 안 하고 친하지 않아도 사람들과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꽤 순탄히 흘러갔던 하늘빛중학교의 안전한 생활. 이 모든 걸 총괄해주시는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리며, 코로나19도 모두 힘차게 극복해보자고, 노력하자고 모두에게 말하주고 싶다.

 

*본 기사에 나오는 모든 사진은 윤소원 학교통신원 스스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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