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의 시사 칼럼] 안 맞으면 이상한 날, 스포츠 인권에 대하여

'최숙현', 어디에나 있다

최근 철인 3종경기 선수였던 고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들과 선배들의 폭력에 의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스포츠계의 폭력, 잔인함이 다시 한번 대중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매년 비슷한 집단 폭행이 일어짐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아무런 대책이 없는가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고자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다.

 

고 최숙현 선수는 2009년부터 주목받은 종목 유망주로 트라이애슬론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고 활동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그녀가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멋진 경기의 이면에는 여러 차례의 구타 행위와 폭언, 가혹행위를 강했다는 사실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관계자들은 최숙현의 체중이 늘었을 때는 빵 20만 원어치를 먹게 한 뒤 토하게 했으며, 팀닥터는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이유 없는 폭행을 가했고 선배들은 그녀가 트렌스젠더  같이 생겼고 남자가 많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으며 관계자들은 부모님까지 동원해 직접 딸을 눈앞에서 체벌하도록 했다. (인용:https://namu.wiki/w/최숙현%20선수%20투신%20자살%20사건) 이렇게 그녀는 하루가 갈수록 심해지는 강도의 폭행, 폭언에 대항하기 위해 팀을 옮기고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와 선배들의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지난 4월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와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고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하지만 최숙현 선수는 별다른 조치, 징계를 보지 못한 채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말을 남긴 채 투신하였다.

 

 

고통받고 있는 자신을 구해달라고, 처벌해달라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한 곳은 국가 인권 위원회였다. 그녀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폭력 신고를 하였지만, 그들은 아무런 대답을 그녀에게 주지 않았다. 최숙현 선수가 고인이 된 후 이루어진 조사를 보면 그녀의 녹취록도 있었으며 수많은 증언, 증인 다양한 증거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식간에 폭로된 내용의 양만 봐도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조사했다면 모든 것이 빠르게 밝혀질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대한 체육회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인가. 왜 항상 누군가가 극단적 선택을 해야지만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이처럼 인권이 전혀 존중되지 않는 스포츠계에서의 성공을 전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이번 비극을 기회 삼아 또 다른 최숙현 선수가 탄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정의롭게 이루어져야 하며 스포츠 인권을 더욱더 중요시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이 만들어져야만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칼럼을 작성하게 되며 21세기 우리나라가 아직도 훈육, 훈련으로 포장된 폭력이 일어나는 나라였던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스포츠계의 폭행 사건들은 수없이 많다. 과거에도 한 육상부 코치는 선수가 잠든 틈을 타 강제 추행했으며 또 다른 고교의 격투기 선수는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찜질만 했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고 10회가량 맞았다. (인용: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00712/101933385/1선배가 되었든 감독이 되었든, 성폭행이던 따돌림, 구타, 폭언이던 훈련의 일부분으로 여겨지며 피해자들이 신고하지 않도록, 할 수 없도록 어떻게든 정당화시킨다. 언제부터 이렇게 비틀어지고 무능한 사회가 만들어진 것이고 인권을 뒤로한 채 승리와 성공만을 최고로 여기는 의식과 관행이 드러난 것일까. 우리는 언제쯤 교육으로 숨겨진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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