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표의 시사 칼럼] 학교 밖 청소년의 입시, 높은 문턱을 넘어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1년하고 10개월을 다니고 지금은 학교 밖 청소년으로 지낸 지 약 9개월. 학교에 다녔을 때와 다니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확실히 있었다. 특히 대학교 입시를 앞둔 상황에서 학교 밖 청소년의 앞에는 너무나도 큰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고등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연 1000여만 원(2015년 기준)인 데 반해 학교 밖 청소년 1인당 지원 예산은 연 54만여 원(2018년 기준)으로 공교육 대비 5.4%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를 보면 학교 밖 청소년의 60.6%가 검정고시나 대학 입시 공부 등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1 그들은 학업에 대한 의지를 높게 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지원, 특히나 교육적인 부분은 부족하기만 하고 대학 입시에서까지 차별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 대학교에 가는 방법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비슷하다. 대학교 입시는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뉜다. 오늘은 수시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수시에는 다양한 전형이 있다. 생활기록부가 필요한 학생부 종합, 높은 내신 성적이 필요한 교과 그리고 논술. 이 중 학생부 종합 전형과 교과 전형은 학교 밖 청소년에게 유독 불리하게 적용이 된다. 학교 밖 청소년은 생활기록부가 없어 이를 대체할 추가 서류가 필요하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그들로서 추가 서류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고등학생은 생활기록부 분량이 없지만 학교 밖 청소년은 추가 서류를 넣을 때 15매, 10매 이내 등 제한이 있다. 이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10매 이내로 제한한다. 아무리 많은 활동을 해도 모든 활동을 10매 안으로 정리를 해서 넣어야 한다는 것. 교과를 넣기 위해서는 검정고시 성적이 잘 나와야 하지만 검정고시는 아무리 100점을 받아도 대학교별로 등급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고 싶었던 대학에 원서 한번 넣어보지 못하고 우리는 무너진다. 이렇게 두 전형을 제외하고 나면 남은 전형은 논술과 정시. 자연스럽게 학교 밖 청소년의 대학 입시의 문은 좁아지게 된다. 검정고시생이 일반 고등학생과 같이 다양한 전형으로 대학교를 가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보았지만 역시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도부터 학교 밖 청소년들도 청소년생활기록부로 대학을 갈 수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7년 이 같은 학교 밖 청소년, 검정고시 출신 수시 입시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대학 입시요강이 '학력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 이후 3년 만에 학교 밖 청소년도 수시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학교 생활기록부를 청소년생활기록부로 대체하는 지원사업이 시범적으로 추진된다.2 하지만 이번에 청소년 생활 기록부로 갈 수 있는 대학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국립강릉원주대학교, 한림대학교, 차의과학대학교로 4개의 대학교뿐이다. 아직 제대로 실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는 결과를 알 수 없지만, 청소년 생활 기록부는 작게나마 학교 밖 청소년의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청소년 생활 기록부를 사용 가능할 수 있는 대학교 범위를 넓이고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일반 청소년과 다르지 않게 대학 입시를 하는 데 있어서 차별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더욱더 좋은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1. 인용_ http://www.segye.com/newsView/20200628512721?OutUrl=naver

2. 인용_ http://omn.kr/1nw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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