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현의 정치 칼럼 3] 코로나19와 한국의 외교 전략

방역외교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외교 전략 청사진

필자는 학교에서 정치와 법 과목을 배우며 시민의 정치 참여 방법에 대해 배웠다. 그중 필자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청원으로, 마침 문재인 정부 이후 ‘국민청원’이 생겨났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어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 들어가 보았다. 그렇게 국민청원 글을 보다가 보니, 필자의 이목을 끄는 것이 있었다. 4월에 게시된 청원으로, 제목은 ‘세계로 수출하는 코로나 19 진단키트에 독도는 대한민국 땅이라는 것을 표기하자’였는데, 청원 내용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로 수출할 예정인 코로나 진단 채취 키트에, 독도가 표기된 한국 지도 마크를 찍어서 수출하자는 것이었다. 비록 청와대 답변 기준인 10만 명보다 훨씬 못 미치는 약 2,600명가량의 동의만을 얻어냈지만, 필자에게 그 청원 글은 꽤 의미 있게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K-방역으로 그 가치가 높아진 방역외교를 응용한, 독도 영유권 주장의 새로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방역외교’에 주목하여 우리나라가 가진 외교적 가능성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한국은 이전부터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위치상 국제관계로 나라의 중대사가 결정되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사드 배치와 이에 대한 보복 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북한 문제 등 한국의 굵직한 현안들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이러한 현실은 현재진행형이다. 먼저 미국과는 70년 우방이자 한국 최대의 동맹국으로서 현재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등 문제에 산적해 있으며, 향후 북한 문제 등을 다룰 때도 한・미 관계가 크게 작용할 것이다. 또 우리나라 경제가 무역에 의존해 유지되는 이상 한국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앞으로도 한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언제든 중국의 영향권 하에 두려고 노력할 것이다. 러시아・일본 역시 갈등 요소와 협력 요인이 혼재하는 한국 주변의 강대국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 낀 상대적 약소국이 되었고, 한국 외교의 제1 목표는 이러한 강대국들, 특히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실익을 챙기는 실리 외교였다.

 

 

이러한 외교 전략은 한국이 어느 한쪽에 종속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한반도를 당장 지정학적 갈등의 무대로 만들지 않는 데 이바지했다. 그러나 ‘한반도 운전자론’보다는 북・미 관계가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북한 문제 등을 보았을 때,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나 잠재력과 비교했을 때 발언권은 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한국에는 외교적 잠재력을 드러낼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침 미국은 코로나 19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중국은 홍콩 보안법 문제 등 위험 요소가 많다. 거기에 더해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은, 한국에는 활동 반경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인한 충격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현재, 한국은 성공적인 K-방역 모델이라는 매력적인 패를 쥐고 있다. 핵심은 한국의 방역외교가 외교적 발전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미 한국은 진단키트와 의료용 방진복, 의약품 등 방역물자 수출을 통해 코로나 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식약처는 5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총 73개 진단키트가 수출 허가를 받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이집트, 이탈리아 등 110여 개국에 수출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현재도 방역물자의 수출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58314&thread=22r06) 코로나 19로 인한 이러한 흐름은, 분명 전 세계의 대중에게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써 소프트파워를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대처가 안정세에 들어설 때까지 성공적인 방역을 통해 확진자를 지속해서 감소시킴과 함께, K-방역 체계를 더 많은 국가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킴으로써 코로나 19 시대를 이끄는 선도주자로 발돋움해야 한다. 이로써 한국은 코로나 19로 인한 긍정적 이미지와 함께, 민주주의 진영에서 취할 법한 바람직한 방역 체계를 전 세계에 제시함으로써 다른 민주주의 중견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필자는 한국이 앞으로 다자주의 질서에서 제 몫을 하기 위해서 다른 민주 중견국 등 세계 각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견해로, 이러한 관점에서 여기까지 이르는 단계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이렇게 코로나 19를 이용해 전 세계적으로 우호적인 이미지를 쌓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단계가 앞으로 한국의 자주적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든 바뀔 수 있기는 하지만 지금 미국의 전략은 세계 경찰보다는 미국 우선주의에 치중하고 있으며, 중국의 모델은 민주주의 협력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때 한국이 민주주의에 기반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며 세계의 협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한다면, 한국은 자기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국격의 상승 같은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와 같은 현안을 다루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우리나라만의 전략에 있어서 주요 키워드는 ‘평화’와 ‘안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제시하는 그림은 코로나 19 이후의 ‘안정’ 이미지를 강대국 사이의 균형자이자 북한 문제의 주도적 해결자로서 ‘평화’ 이미지로 변용하는 것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같은 외교 기조와 더불어, 코로나 19 이후의 세계적 협력 강화 추구는 향후 북한 문제 해결을 통한 평화 프로세스 정착의 단계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내용은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추상적인 견해만 나열된 글일지도 모르나,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서는 한 학생이 그저 공부하는 과정에서 써본 글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할 듯하다. 필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바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코로나 19 방역 모델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잠재력이라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화위복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여유롭게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도 수많은 의료진분들은 코로나 19의 방역을 위해 노력하고 계실 것이며, 많은 외교 당국자분들은 이 시각에도 한국의 외교 국익을 위해 노력하고 계실 것임을 안다. 필자가 여러 주워 담은 지식을 통해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수많은 분의 노고에 기반한 일이며, 이분들의 노력 없이는 글에서 이렇게 논하는 긍정적인 상황 역시 이르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많은 분께 매우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우리나라의 잠재력이 세계로 뻗어 나가길 기대한다는 말로 글을 마친다.

 

<참고 문헌>

1. 이상만, 2020, 코로나-19의 정치경제와 위기의 신자유주의 -변증법적 사유-

2. 김태환, 2020, 중견국 외교에 대한 지위 정체성 접근: 호주, 터키, 인도네시아 공공외교 사례와 한국에 대한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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