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의 독서 칼럼] 권위적 교육제도의 비판, 수레바퀴 아래서

지금 여기서 맥이 풀려 버리면 안 된다. 그러다가 수레바퀴 아래에 깔려 끝장날 수 있어.

 

'번 아웃 (burn out)'이란 흔히 맥이 풀려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공부를 잘 하다가 갑자기 공부를 향한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하는 학생을 보고 흔히 '번 아웃'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번 아웃의 원인에는 권위적이고 스파르타 식의 교육이 다반사이다. 헤르만 헤세의 저서 '수레바퀴 아래서'는 당대 권위적인 교육제도로 인한 신동의 파멸을 보여주며 그 당시의 교육을 비판한다.

 

 

 

이 책의 주인공 한스는 어떠한 평범한 마을의 신동으로 어렸을 때부터 유명했다. 이 아이는 여러 교양활동, 낚시 등을 즐기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러한 한스는 신학교 시험을 보고 신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입학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입학식 이전의 방학에는 한스는 쉬지 않고 목사와 교장의 압박을 받으며 공부만 하였다. 한스는 입학 후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하일너라는 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는 천재로 소문난 아이였지만 학교의 교장과 교수들은 이 아이를 싫어하였다. 신학교 학생들은 울음을 수치스럽게 여겼지만 하일너는 자신있게 울며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하였고 시 등의 문학을 중요시하였다. 이렇게 다른 학생과 다른 하일너의 모습을 보고 교수들은 하일너를 '문제아'라고 판단하였다. 한스는 이러한 하일너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해져 있었다. 처음에는 하일너의 문학적인 이야기를 듣는 것을 지루해 하였지만 어느새 자신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있었다. 하일너는 그러던 어느날 바이올린을 잘 켜지 못하는 아이와 싸우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하일너는 집중관찰대상이 되었으며 한스는 하일너와 더 이상 이야기도, 산책도 같이 하지 않게되었다. 하일너는 자신을 멀리하는 한스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신학교의 학생 중 빙판 위에서 놀다가 익사를 한 학생이 생겨났다. 장례식을 치르는 도중, 한스는 익사를 한 친구 이외에 하일너도 자신의 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하일너가 집중 대상이라는 이유로 같이 놀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한스는 하일너를 직접 만나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게 되고 둘 사이에는 우정이라는 감정이 생기게 된다.

 

둘의 우정이 강해지면서 신학교의 선생들은 이를 좋지 않게 여기고 한스에게 하일너와 어울리지 말라고 얘기를 하지만 한스는 하일너와 계속해서 논다. 그러던 도중 하일너는 학교를 탈출하게 되고 결국 다시 잡혀서 들어오지만 퇴학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하일너는 나중에 커서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고 한다. 한스는 하일너가 퇴학 당한 이후로 우울한 감정에 시달리며 망상에 빠지게 된다. 그는 건강이 안 좋다는 판단을 받고 집으로 보내지게 된다. 집으로 보내진 한스는 자신의 유년시절의 첫사랑을 만나게 되지만 결국 그또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한스는그로써 결국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어 비극적인 결말을 맺게 된다.

 

이 도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하일너 였다. 이는 신학교에서는 전례가 없었던 유형의 천재이다. 도서에서는 하일너가 퇴학 처분을 받은 뒤에 커서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고 나온다. 아마 하일너는 신학교의 교육방식, 즉 공부만을 우선시하는 스파르타 형식의 교육이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길가에 쓰러진 어린 말은 이제 더는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길가에 쓰러진 어린 말은 권위적인 교육제도에 지쳐 살아남지 못하는, '번 아웃'된 학생들을 상징하며 이와 같은 학생들은 사회에서 인정 받고 존중 받지 못하는 당시의 사회상의 비판적으로 들어낸다. 현재에도 대학 입시, 특목고 입시에 치여서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번 아웃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 아직도 학원, 혹은 과외로 학생들에게 학업적으로 큰 부담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단순히 공부에 집중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적성, 진로,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과 뚜렷한 목표의식이 중요시되어야 하며 그 것들을 명확하게 한 뒤에 그에 맞는 자신만의 노력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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