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의 독서 칼럼] 정신승리법의 이중적 성격, 아Q정전

우리는 흔히 '정신 승리'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자신이 패배하더라도 생각을 달리하여 승리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마치 자신이 승리하고 상대가 패배한 것과 같은 기분을 주는 것이 '정신 승리'이다. 이 책에서의 등장인물 아Q는 독특한 방법의 정신승리법을 써서 정신 승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Q는 지나가다 조폭에게 맞기도 하고 노동을 하며 경제적으로 생계만을 유지하며 살고 있었던 중국의 하층민이다. 이런 아Q는 항상 다른 이들과 싸워서 '패배'의 수모를 겪었다. 아Q는 자신의 경제적 위치에서 패배를 이겨내거나 저항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만의 정신승리법을 사용하여 이들과 맞서기로 하였다. 아Q는 자신이 패배를 하더라도 패배를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승리를 하였다고 마음을 먹었으며 자신이 정신승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녔다. 이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아Q의 정신승리법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아Q는 당시의 혁명을 이끌었던 혁명군의 일원이 되어 혁명을 시도하였다. 혁명군 중 일원이였던 가짜 양귀신이 짜오 가의 집을 약탈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혁명군이라고 떠들어대던 아Q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였고, 아Q는 범인이 아니라 아무 말도 하지 못하여 결국 처형 당하여 인생을 마감한다.

 

아Q정전에서의 대표적인 소재는 아Q의 '정신승리법'이다. 아Q는 정신승리법은 자신이 하층민의 계급에서 버티지 못하여 일종의 저항의 표현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반면 아Q 자기 자신을 파국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는 아Q의 정신승리법이 아Q 자신을 파국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즉 아Q가 처형을 당하러 갈 때 이러한 문구가 나온다.

 

짜오 나리 댁을 약탈한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관청 앞에 끌려 가는 순간, 아Q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어버렸어. 사람들이 일어서라고 호통쳐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더욱 몸을 낮추었지.

 

이러한 문구를 보아, 아Q의 정신승리법이 도리어 아Q가 정말로 무엇인가를 꼭 해야할때 오히려 그 것의 반대로 행동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Q는 정신승리법을 통해 이미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떠들어대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자신이 혁명군에 참여했다는 것도 떠들고 다녔다. 이로 인하여 사람들은 짜오 가가 약탈을 당하였을 때 혁명군인 아Q를 가장 의심했을 것이다. 따라서, 아Q의 정신승리법은 아Q를 처형과 누명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당대의 중국의 하층민들의 혁명이 계속 실패하고 있었을 쯤, 루 쉰이 실패의 원인을 알아채고 서민들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루 쉰은 당시 하층민들이 자신의 패배를 자기 합리화하고 아무런 구체적 대책도 내세우지 못하는 모습을 아Q에 빗대어 나타내고 아Q '정전'이라는 제목을 통하여 아Q와 그 당대 하층민들의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Q정전은 중국 당대 사회의 하층민들의 무기력함과 자기합리화를 아Q라는 인물로 대표하여 나타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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