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의 우리말 칼럼] 노랫말에 문법 이론 적용하기

대중매체 음악은 치유, 흥미, 예술, 소통 등의 다양한 맥락에서 우리 삶의 한 부분에 자리 잡아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종종, 음악의 고유한 기능이 부정적으로 변질하여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잘못된 언어습관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어문규정에 어긋난 노랫말 사례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 후 그 가사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대중매체의 잘못된 언어사용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점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노래는 '양다일'의 '잊혀지다'라는 곡이다. 제목이랑 가사에 '잊혀지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사실, 이중피동이 사용된 예로 잘못된 표현이다. 이를 바르게 고치면 '잊히다'가 된다. 두 번째로 소개할 노래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곡이다. 가사에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사실 '행복하다'는 형용사로 청유문과 명령문 사용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세 번째로는 과도한 욕을 사용한 랩인 '저스디스'의 '씹쌔끼'라는 곡이다.  가사에 심한 욕설이 많이 등장해 실제로 논란이 되었던 곡이기도 하다.  네 번째로 '조이'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에서는 불필요한 사동 표현이 사용되었다. '소개시켜줘'가 아닌 '소개해줘'가 맞는 표현이다. 마지막으로 위즈 칼리파의 'Hot Now'라는 곡에서는 한국인을 비하하는 가사가 나온다. '담배 연기가 내 눈을 한국인처럼 보이게 해'라는 문장은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었다.

 

‘잊혀지다, 소개시켜줘, 건강하세요’를 ‘잊히다, 소개해줘 등으로 대체했을 때, 한국인들은 대부분 어색해한다. 이는 우리가 잘못된 언어표현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어,  이런 오류들이 이미 우리 삶에 보편화하여있다는 문제점을 시사한다. 대중매체는 파급력이 세고 영향을 끼치는 범위 또한 광범위하기 때문에 잘못된 언어표현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중피동과 불필요한 사동 표현은 대체할 표현이 확실하다. 한편, 과도한 욕설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주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지 않아 표현의 자유 인정 범위에 대한 논란이 지속하여 왔다. 욕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 주어야 할지, 어떤 단어부터 욕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대중이 되도록 욕설을 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욕을 배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반면 인종차별 내용을 담은 가사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해두어야 한다. 이는 특정 나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국가를 포함하여야 한다.  세계화시대인 만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치료 음악 프로그램'과 같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는 음악도 찾아볼 수 있다. 청연한방병원의 보도자료를 통해 음악이 환자들의 증상 완화,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음악이 가진 고유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사회의 활력소로서 기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욕설이 많은 노래 대신 아름다운 가사로 누군가는 치유하는 힐링 음악이 대중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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