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형의 영화 칼럼] 남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

 

만약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지 않고 살면 어떨까? 하지만 그 일을 하면 주변에서는 좋아한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 들까? 우리들 대부분은 주변에서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어하지는 않지만 그 일을 하면 주변에서 자신을 더 좋게 봐준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들은 주변만 의식하면서 점차 우리 자기 자신을 잃어가기 시작한다.

 

독립영화 [족구왕]은 우리가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그 반면에 주인공 '만섭'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보여준다. 만섭은 과연 무슨 일로 자신을 보여주게 될까?

 

영화는 군대에 있는 '만섭'이 전역을 앞두고 동기들과 족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역신고를 해야한다고 하지만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짓는 것이 만섭은 정말로 족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만섭은 보통 남자들과 비슷하게 다시 대학에 복학하기 시작한다. 대학으로 돌아와보니 기숙사 선배는 만섭에게 꿈이 무엇이고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어보게 되며 공부원 시험준비나 하라고 한다. 하지만 만섭은 연애를 가장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얘기를 하게 된다. 그 이후에 만섭은 사라진 족구장을 보고 총장과의 대화에서 망설임 없이 족구장을 세워달라고 하지만 주변에서는 비판과 현실적 충고만 늘어났다. 만섭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한 명의 친구와 계속해서 족구를 즐기며 생활한다. 어느 날, 교양수업에서 만섭은 대학교 퀸카 '안나'를 만나게 되고 연애도 하고 싶었던 만섭은 데이트 신청을 하고 안나는 신기해하고 그냥 재미있는 오빠라고 생각하며 데이트를 한다.

 

원래 안나에게는 강민이라는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와 사귀고 있었지만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그런 강민이는 안나가 조금씩 만섭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그에게 족구대결을 신청하게 된다. 강민은 자신이 축구선수였으니 당연히 이길 줄 알았지만 대결은 만섭의 승리가 되었다. 한편, 그 둘의 대결을 보고 캠퍼스내에서 숨어있던 족구인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캠퍼스는 족구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이런 학생들의 관심 속에서 학교내에서 족구대회가 열리고 강민과 만섭은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친구 한 명이 부상을 당하고 기권하게 되려는 순간 기숙사 선배가 나타나고 알고 보니 그도 원래 족구를 좋아했던 학생이었다. 이렇게 만섭은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고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족구를 하며 영화는 끝을 맽는다.

 

영화 내에서 나오는 캠퍼스는 처음에 취업과 시험 준비로 엄청 서막한 분위기이었고 마치 자신들이 하기 싫지만 미래를 위해 억지로 하며 즐겁지 않게 살아가는 모습 같이 보였다. 하지만 그 반면에 만섭은 주변에서 계속해서 간섭하고 눈치보더라도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족구를 즐기며 생활한다. 이를 통해 주변에서도 점차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며 생활하는데 이것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계속해서 하면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영향이 가서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영화 장면에서 많은 교훈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다. 먼저 교양수업 과제를 만섭과 안나가 같이 하기 위해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데 안나는 처음에 족구를 하는 만섭을 비판한다. 하지만 만섭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숨기며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얘기를 한다. 또한 안나가 당당하지 못하는 강민에게 만섭은 바보같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다하고 산다고 말하며 만섭의 당당한 모습을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인생 중에서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죽을 때까지 일만 하며 사는 것은 정말로 힘들고 사는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꼭 미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남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기면서 사는 것이 진짜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꼭 취업, 돈, 직장이 우리들의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교훈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 [족구왕] 중 만섭이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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