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한 소식에..."스포츠면 댓글 기능 없애겠다"

포털 사이트 스포츠면 기사 댓글 기능 잠정 중단.

네이버가 자사 스포츠면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프로배구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서 활약했던 故 고유민(향년 25세)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이 온라인상에서의 악성 댓글로 거론된 가운데 내외에서 붉어진 스포츠면의 댓글 기능 제한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故 고 선수는 지난달 31일 21시 40분께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시즌 말부터 팀을 이탈한 것으로 전해진 그녀는 사망 당시 한국배구연맹(KOVO)로부터 임의탈퇴된 신분이었다. 경기 광주 경찰서는 침입 흔적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고 선수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스포츠 선수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간과할 수준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라 ‘네이버 스포츠뉴스’에서의 댓글 기능을 잠정 폐지한다고 밝혔다.

 

7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네이버는 “일부 선수를 표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꾸준히 생성됐다.”라며 사전/후적으로 ‘악성’ 댓글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그 수위가 점점 심해져 댓글 기능 잠정 중지가 불가피했다는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자사 스포츠면의 댓글 기능이 영영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실효성이 담보되는 수준에 도달하면 중단 해지 논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간단한 향후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다음 카카오도 같은 날 오후,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오늘 중으로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또한 前 탁구 국가대표 출신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승민 선수위원은 지난 4일, 일찌감치 포털 사이트의 스포츠면 댓글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바가 있다.

 

한편, 국내 포털 사이트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는 각각 올해 3월과 지난해 10월, 가수 설리 자살 사건 이후 악플 근절 캠페인의 일환으로 연예면의 댓글 서비스를 종료한 바가 있다.

 

 

◆ 네이버의 공식 입장(전문)

안녕하세요. 네이버 스포츠 담당자입니다.

2007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스포츠는 크고 작은 여러 경기 및 선수들의 소식을 전하며, 이용자 여러분의 호응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릴 때에는, 각종 소식을 전하는 뉴스마다 이용자 여러분들이 직접 작성한 댓글이 많게는 수 만 개씩 등록되며, 기쁨과 아쉬움을 나누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네이버도 이런 소통의 공간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려 여러 노력을 해왔습니다. 2013년 좋은 댓글 작성자에게 포인트를 부여하는 <스포츠 댓글 사용자 등급>을 도입, 우수 댓글 양산에 힘을 쏟았고, 작년에는 네이버 서비스 중에서도 최초로 AI클린봇을 적용해 악성 댓글 차단에 매진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일부 선수들을 표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비하하는 댓글은 꾸준히 생성됐고, 저희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술 수준을 높이며, 사전/사후적으로 악성 댓글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악성' 댓글의 수위와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선수들의 고통이 간과할 수준을 넘는다는 판단에 따라 '네이버 스포츠뉴스'에서 댓글을 잠정 폐지하고자 합니다.

이달 중 스포츠뉴스의 댓글을 우선 중단하고, 그 외 동영상 등 영역 별 별도의 조치를 준비해 추후 안내 드리겠습니다. 실시간으로 응원하는 팀과 선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포츠 경기 생중계의 <라이브톡>은 현재와 같이 유지할 예정이며, 욕설 등 악의적인 내용을 걸러낼 수 있도록 AI클린봇 2.0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스포츠 외에 다양한 영상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네이버TV>에도 AI클린봇 2.0을 도입하고 채널 운영자에게는 댓글 영역 ON/OFF 설정 권한을 부여하려 합니다.

네이버는 현재 스포츠 서비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댓글의 유형을 면밀히 분석해, 악성 댓글은 노출을 자동 제어하는 기술을 추가 개발 중입니다. 댓글이 중단되는 동안 이를 고도화하고, 그 실효성이 담보되면 댓글 중단 해지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겠습니다. 

그동안 스포츠뉴스 댓글을 아껴주신 이용자 분들께 감사의 말슴을 드리며,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故 고유민 (1995 ~ 2020)
-2013 ~ 2020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

"당신의 따뜻했던 미소를 잊지 않겠습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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