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현의 의료/심리 칼럼] 인류가 이겨낸 역사 속 질병들, 코로나 19는

여전히 미지의 질병인 코로나

코로나 19가 온 세상을 누비며 우리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생활 방식과 기존의 문화를 바꾸고, 언택트(untact) 문화 등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코로나 19가 미친 많은 영향에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라는 코로나 19 극복 이후의 사회를 일컫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생김에 따라, 코로나 19는 우리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의 역사를 바꾸고 있는 코로나 19 전에, 인류의 역사를 바꾸거나 큰 영향을 미친 질병들은 또 없을까? 인류 최초의 전염병인 천연두,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켰지만 위생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콜레라 등의 질병은 우리의 역사에 남아 있다. 인류 역사에 큰 이슈를 만들었던 이들 전염병은 어떤 것이었을까?

 

 

천연두는 인류 최초의 전염병이다. 천연두에 감염되었을 경우 초기 증상으로 열과 구토가 일어나고, 그 이후 입 주위에 염증 및 통증이 생기며 피부 발진을 동반한다. 며칠이 더 지나면 피부 발진이 난 곳은 물집으로 뒤덮이고 딱지가 생기며, 이후에 딱지가 떨어지면서 흉터를 남기게 된다. 천연두의 치사율은 30%에서 90%로 매우 높다. 이처럼 천연두에 감염된다면 높은 치사율으로 생존하기 어렵고, 생존하더라도 피부에 남은 딱지의 흉터로 평생을 고생하게 된다. 매우 높은 고열으로 인해 과거 천연두에 걸린 사람의 30% 정도는 실명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굉장히 무서운 질병인 천연두는 20세기에만 3억 명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의 21대 왕인 숙종이 천연두에 걸린 적이 있는데, 숙종이 천연두에 직접 걸리기에 앞서 첫 부인인 인경왕후 김씨를 천연두로 잃었기 때문에 숙종의 어머니인 명성왕후는 무당이 내려준 이상한 처방에 따라 한겨울에 소복 차림으로 물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명성왕후는 이로 인해 병을 얻어 숨졌지만, 병을 이겨낸 숙종은 어머니인 명성왕후가 쫓아냈던 궁녀를 다시 궁에 데려온다. 그 궁녀가 나중에 경종을 낳은 장희빈이다. 숙종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면 경종과 영조로 이어지는 왕위계승 과정의 갈등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1


콜레라가 발병하는 원인은 비브리오 콜레라균으로, 환자의 분비물 등을 통해 전파되지만 물이나 음식물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콜레라에 감염되면 2~5일 동안 심한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분변에 점액과 비슷한 물질이 섞여 나오게 되는데 이는 내장의 상피 조직이 떨어져 배설된 것이다. 구토와 설사를 하는 단계가 지나면 수분 상실로 혈압과 체온이 급히 떨어지고 차갑고 끈적한 땀이 분비되며 피부는 늘어비고 주름도 많이 생긴다. 몸은 수축하기 시작하며 눈과 볼은 움푹 패이며, 코와 턱은 뾰족해지고 눈빛은 초점을 잃게 된다. 그리고 환자는 대개 몇 시간 안에 사망하게 왼다. 콜레라를 제때에 치료받지 못할 경우 사망률은 50~60% 정도이며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치사율은 90%에 이른다. 콜레라는 감염된 환자의 분비물 등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주로 전파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위생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질병이기도 하다. 콜레라는 조선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호랑이가 할퀴는 듯이 아프다는 뜻을 지닌 “호열자”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한다. 조선에 전파된 콜레라는 당시 수원에서 진행중이던 정조의 능을 이장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료들과 상여를 매는 일꾼들 중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해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될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조선 인구가 1000만명 정도였는데 1807년과 1835년 사이 조선 인구가 100만명가량 줄어들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콜레라는 세도정치로 갈수록 쇠약해지던 조선에 치명상을 입히고 말았다.2

 

마지막으로는 스페인 독감이 있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에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무려 2500만~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5000만 명이 우리나라의 인구 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무척 큰 숫자이다. 프랑스에 주둔하던 미군 기지에서 첫 스페인 독감 환자가 나타났으며, 세계 1차대전에 참여했던 미군들이 귀환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하몄다. 당시에는 바이러스를 분류, 분리, 보존하는 기술이 없어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2005년 미국의 연구팀이 알래스카에 묻혀 있던 사람의 폐 조직에서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를 발견해 재생, 복구한 뒤 연구해 보니 스페인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또한, 스페인 독감은 스페인에서 처음 발병된 것이 아니다. 스페인 독감은 이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전 바이러스의 전파 증거로 볼 때 뉴욕에서 처음 발생했지만, 제 1차 세계대전에서 스페인이 중립을 유지했기 때문이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이유는 스페인에서는 감염병의 심각성을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었던 반면, 전쟁 당사국들은 자국민들의 사기를 유지시키고 적국에게 약해 보이지 않도록 독감에 대한 보도를 막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도가 잘 되지 않음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3

 

 

인류의 존재와 더불어 미지의 질병들도 함께 존재했다. 미지의 병원균이기에 알 수 없었고 해결책이 없었기에 불안하고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속에서 인류는 질병과 얼마나 힘든 싸움을 했을까. 큰 질병을 이겨내면서 과학과 의술은 함께 발달하고 해당 질병들을 극복하고 나면 또 다른 질병이 생겨난다. 인류가 존재하는 내내 과거에 존재했던 질병, 또 새롭게 생겨나는 질병이 공존한다. 인간을 위협하는 많은 질병들을 극복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질병들이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다. 이렇게 역사 속 많은 질병들이 인류에 큰 영향을 주었고 역사에 남았다.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거의 역사속에 존재했던 질병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 그에 따른 효과 등을 되돌아본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알면 미래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 만큼, 역사를 역사에서만 그치지 않고 여러 상황에 대입하여 생각해 본다면 지금 일어난 문제 상황의 해결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질병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도 인류에게는 질병으로 인한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과거의 기록들을 상기시키며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앞으로 발생할 수많은 질병들은 이제까지의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코로나19의 백신과 예방접종이 하루빨리 개발되어서 더 이상 전 세계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이 아닌 역사 속의 질병 중 하나로 남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링크

1. [인용: https://www.betulo.co.kr/2936] [참고: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751277&cid=61233&categoryId=61233]

2. [참고: https://www.betulo.co.kr/2936][참고: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575005&cid=42079&categoryId=42079]

3.  [참고: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35661&cid=40942&categoryId=32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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