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고 : 김동이 통신원] 2학기의 시작이 맞는 걸까

지난 8월 12일(수) 2주의 짧은 휴식을 보내고, 성일고등학교는 8월 27일(목)에 개학을 맞이했다. 그러나 아쉬운 방학을 뒤로하는 학생들에게 찾아온 것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수도권 학교의 등교 금지였다. 최근 8·15 광화문 집회 및 관련 참석 교회발 바이러스 감염으로 다시 붉어진 코로나19의 위협에 따라 수도권의 고등학교에서는 3학년 학생을 제외한 1, 2학년생의 등교를 중단하게 되었고, 모두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1학기 때는 온라인 클래스에서 자유로운 수업 참여가 가능했던 반면, 2학기의 수업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교사가 학교 시정표에 맞춰 '구글 행아웃 미트' 등의 화상 통화가 가능한 앱을 이용하여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그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첫째,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기본으로 하므로, 수업을 들을 때 특정한 기기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개인용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의 기기와 더불어 캠과 마이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이 이러한 기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쌍방향 수업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본 기자의 학교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기가 없어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우선으로 태블릿PC를 대여해주고 있다. 수업 참여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은 9월 11일 이전까지 태블릿PC를 대여하여 수업에 편하게 임할 수 있다. 본교 스마트 기기 전담 교사의 말에 따르면, 상당수의 학생이 이미 태블릿PC를 대여해 갔으며, 현재는 약 스무 개 정도만 남아 있는데, 이를 통해 많은 학생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둘째는 인터넷 연결 환경과 앱의 실행 오류 때문에 실시간 수업에 어려움이 있다. 개학 직후 이틀 동안 진행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2학기 들어 처음 시작한 실시간 수업에 많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부 수업은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영상이 자주 끊기거나 소리가 아예 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 또 각 반의 인터넷 연결 환경도 수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반의 위치에 따라서 어떤 반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잘 활성화되어 있어서 줌(ZOOM)과 구글 행아웃 미트 등의 앱이 끊기는 일이 없었다. 반면에 다른 반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여 일부 학생들이 화상 통화 중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일이 있었다. 내려받은 앱 자체에 문제가 있어 수업에 제시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났다.

 

이와 관련하여 몇몇 학생들은 1학기 때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즉, 온라인 클래스 수업의 장점은 학생 개인이 자율적으로 시간을 조정하여 수업을 듣는 것이다. 바쁜 일정에는 저녁 시간에 미루었다가 영상을 나중에 볼 수 있고, 일찍 일어나는 날에는 새벽부터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시간이 정해진 수업에서는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없다. 또 모든 실시간 수업이 교사와 학생 간의 화상 통화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녹화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듣는 수업도 문제이다. 이미 제작된 수업 영상을 실시간으로 시청하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면 왜 굳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실시간으로 녹화된 수업 영상을 보는 것은 교사와 학생 간의 적극적이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루어지는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란 목적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분명 코로나19를 피하면서 우리나라 교육에서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이 교사와 소통을 이루는 효과적인 수업 방식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에 꼭 필요한 충분한 기기가 아직 학생들에게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수업은 완벽한 100% 쌍방향 수업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집에서 실시간으로 수업을 듣는 것은 학교에 직접 나가서 수업을 듣고 활발한 질문과 발표를 통해 모두와 소통하는 것보다 못하다. 만일 교육부에서 진정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수업 질을 높이고자 했다면, 수업하는 교사와 수업을 받는 학생의 환경을 철저히 조사하여 모두가 무리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진행했어야 한다. 현재 학교에서의 태블릿PC 보급조차 없었다면, 학생들의 수업은 어떻게 되었겠는가. 이런 기회조차 받지 못한 학생들도 있을 텐데, 그들은 어떻게 수업에 참여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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