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고 : 김동이 통신원] 갑작스런 수업 대란! 모바일 접속에 차질을 빚어

Device policy의 저주

지난 9월 2일, 성일고등학교에서 1교시 수업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1, 2학년의 온라인 실시간 수업을 시작한 뒤로 겨우 나흘째가 되는 날이었다. 학생들은 하던 대로 9시 정각에 모바일로 '구글 클래스룸'에 공유된 '구글 행아웃 미팅' 앱의 링크를 눌러서 화상 통화에 참여하려 했지만, 화상 참여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다수의 학생이 겪었던 이 사건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최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기기에 '계정 관련 조치 필요'라는 주의 문구가 계속 올라왔었다. 일부 학생들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날인 9월 1일 이러한 메시지를 확인했고, 안내에 따라 'Device Policy'라는 앱의 설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불필요한 중학생용 학습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설치되었고, 이를 이상하게 생각했던 학생들은 다시 이 앱을 지우고자 했지만, 삭제하는 과정도 복잡하고 잘 안 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몇몇 학생들이 담임교사에게 앱에 대하여 질문을 해서 조언을 구해보았지만, 교사조차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학생들은 악성 프로그램처럼 느껴지는 이 앱에 반감을 갖게 되었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다음 날의 수업을 맞이했다.

 

 

 

 

 

 

 

 

 

 

 

 

 

 

 

 

 

 

 

 

 

 

 

 

사건 발생 당일 학생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수업에 참여할 수 없어 당황한 학생들은 각 반의 단체 채팅방을 통해 담임교사와 다른 학우들에게 이 상황을 해결할 조언을 얻기 바빴다. 학생들 사이에서 오갔던 이야기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만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주의 문구조차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혼란만 커진 상황에서 수업에 어떻게든 참여해야 했던 학생들은 일단 담임교사의 인솔대로 컴퓨터를 통해 급히 수업에 참여했다. 모든 학생이 제시간에 수업에 들어갈 수 없었고, 여전히 접속이 불가능한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수업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었다. 심각한 문제가 퍼진 이후 학생들에게 제시된 해결책도 초기에는 말이 제각각 달라서 혼란만 가중했다. 최악의 1교시를 겪은 학생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1교시가 끝나고 2교시가 시작되는 사이, 각 반에는 교사들로부터 본 문제해결 방법이 급히 제시되었다. 학생들은 개조식으로 작성된 글을 천천히 읽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핸드폰을 이리저리 만졌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다른 학우들이 채팅을 통해 설명하여 사태가 간신히 해결될 수 있었다. 만일 그 전날에 정체불명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빠르게 찾았다면, 9월 2일 1교시에 일어난 엄청난 사건은 예방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 부족과 방치, 교사들의 문제 미확인 등이 합쳐져 벌어진 대란임은 틀림없다.

 

생전 처음 겪는 상황과 생전 처음 해보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업을 보장받기 위해 빠르게 이 사실을 다른 학우들과 담임교사에게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는데 가만히 있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며, 소중한 학습권의 침해이다. 학생들은 사소한 문제라도, 수업에 차질이 생기거나, 방해된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어 귀중한 배움의 시간을 사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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