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우의 의학 칼럼] 승자독식 사회와 의료의 불평등

사회와 의료

나는 가수와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방송을 즐겨보곤 한다. 방송프로에서는 여러 가수들이 음악프로에서 높은 순위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음악프로의 순서를 정하는 과정에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이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음악프로에서는 음악 청취 기준으로 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순위에 따라서 상금을 지급한다. 결국 순위가 높은 가수가 가장 많은 상금을 가져가게 된다. 이러한 승자독식 구조는 음악적 기회의 불평등을 야기한다. 좋은 음악성을 가진 가수가 성장할 기회가 낮아질 위험이 있다.

 

코로나 사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흑인이 백인에 비하여 코로나에 감염될 위험이 더 크다는 보고가 있다. 흑인은 사회경제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다. 흑인은 교육 수준이 낮아서 위생관리에 취약하며, 평균소득이 낮아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미국의 의료비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흑인의 직업은 주로 상점 직원이나 산업체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서 코로나 사태에 취약하다. 왜냐하면 미국에서 직장폐쇄 및 자택 대기 명령이 되었을 때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직하게 될 위험이 높다. 실제로 미국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미국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2.6배 높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할 위험은 2.1배 높다고 한다.1

 

 

우리 사회도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시대에 화이트칼라에 속하는 사무직의 계층은 재택근무가 가능해서 월급의 손해 없이 지낼 수 있지만, 블루칼라에 속하는 노동자 계층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기에 소득이 줄어들거나 실직할 위험이 커진다. 결국 블루칼라의 노동자는 무리하게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일을 계속하게 되고,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우리 사회는 여러 분야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회 경제적인 측면이 의료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사회보장정책 등으로 불평등이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코로나 사태와 같이 위기의 상황에서는 그 차이가 더 분명해지는 것 같다.

 

 

나는 음악프로를 볼 때마다 왜 상금을 실제 음악 청취량에 따르지 않고, 높은 순위의 가수들이 대부분이 가져가는지 의아해하곤 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의료 불평등이 더 심해지고 사회경제적인 빈곤층이 주로 타격을 입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나는 사회적 불평등이 우리 사회에 엉켜있는 거미줄을 타고 나가 우리 사회 모두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이 해소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구체적인 방법을 알 수 없지만,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다만 불평등의 해소가 단순히 평균을 맞추는 것은 안 된다.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불평등이 심해지면 그 해악이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www.cdc.gov/coronavirus/2019-ncov/covid-data/investigations-discovery/hospitalization-death-by-race-ethnicit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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