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의 사회 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생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코로나 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면을 변화시켰다. 그 변화가 가장 잘 느껴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학교다. 학교는 지금까지 그것이 탄생한 이후 줄곧 교육 기능뿐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요구받고 또 수행해 왔다. ‘정치적 기능’, ‘경제적 기능’, ‘사회화’ 과정, ‘사회적 기능’, ‘교육적 기능’ 등 학교는 단순히 교육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참고: 양미경, 2014, 주요 기능별 중요성 및 효과성에 대한 인식 조사 연구, 교육원리연구) 또 기존 공립 학교의 학사일정은 일주일 중 5일 등교와 약 3주에서 4주 정도의 여름 방학과 겨울방학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2020년 3월로 예정되어 있던 개학은 전래 없이 미루어져 결국 5월 말, 6월 초 즈음에서야 등교 수업이 실시되었다. 그리고 초중고교에서 격주제 혹은 격일제와 온라인 원격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체육대회 등 기존의 행사와 학사일정 역시 제한되고 있다. 코로나 19 이전과 이후의 학교 모습이 아주 급하게 변한 것이다.

 

학교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학생들은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알기 위해 나는 지난 8월, 우리 지역 학생 2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원격 수업 실행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2.9%가 원격 수업에 ‘만족한다’라고 답했으며,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다’라는 응답은 응답자의 21.4%가, ‘불만족한다’라는 응답은 응답자의 35.8%가 선택했다.

 

 

원격 수업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학교 안 가도 돼서’ 와 ‘개인 공부 시간이 늘어서’ 가 약 33%, ‘인터넷 강의가 학교 수업보다 이해하기 쉬워서’ 가 25%를 차지했다. 원격 수업에 불만족하는 이유에는 ‘직접 등교보다 집중이 안되고 공부 시간이 적어져서’ 가 32%, ‘원격 수업을 듣기 귀찮아서’ 가 28%, ‘온라인 수업할 때 올라오는 강의가 마음에 안 들어서’ 와 ‘직접 듣는 수업보다 이해가 안돼서’ 가 각각 20%를 차지했다.

 

응답자 수가 적어 정확한 조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위 결과는 학생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위 설문 조사에서 원격 수업에 불만족하는 학생보다 그렇지 않은 학생이 더 많은 점을 보아 많은 학생이 학교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확진자의 급증으로 등교수업을 미뤄왔던 서울, 인천, 경기 지역 초중고교가 오는 9월 21일 등교수업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원격 수업은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원격 수업은 더이상 코로나 19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다. 학생과 학교는 원격 수업을 학교 수업의 일부로 인정해야 한다. 학교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더 질 좋은 원격 수업을 위한 준비가 이루어진다면 급변한 상황에도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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