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재의 항공칼럼] 코로나19 펜데믹과 항공운송산업의 2020년

 

 

어느덧 코로나 19 펜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재난을 겪은 2020년이 지나가고 2021년이 다가왔다. 2020년을 두 단어로 요약하자면 "혼란"과 "재난"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코로나 19 펜데믹은 우리의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입히며 우리의 생활 모습, 소비 방식 등 다양한 변화를 일으켰다. 코로나 19로 피해를 입은 여러 산업 중에서도 항공산업의 피해는 특히 극심했는데 오늘은 2021년을 맞이하며 2020년 항공업계가 겪었던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들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코로나 19 펜데믹은 항공산업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직격탄을 맞은 것은 항공 운송산업이었다. 2020년, 항공운송업계는 항공기 운항 수, 여객 수, 화물 수송량 모두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국가 간, 대륙 간 경계를 초월한 코로나 19의 영향은 남아프리카 항공,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등 대형항공사부터 홍콩의 케세이드래곤,  영국의 플라이 비 등 저비용항공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명 항공사들을 파산시키고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 순위권 항공사들마저 위협하며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던 에어버스 A380과 하늘의 여왕으로 불리는 보잉 747을 조기 퇴역시키도록 하는등 항공운송사업에 유례없는 재난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2020년 우리나라의 1월에서 11월까지의 국제선 여객 수는 약 1,400만 명으로 이는 작년 동기간의  8,280만 명 대비 83.1% 감소한 수치이며 코로나 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3월부터 11월의 경우에는 작년 6,700만 명에서 올해 220만 명으로 -96.8%의 더욱 심한 증감률을 보였다. 이 수치는 기존의 우리나라 항공업계의 대표적인 위기들이었던 1997년 외환위기 (1998, -15%), 2003년 사스 (2003, -5.5%), 2008년 금융위기 (2008,-4.1%/2009,-5.2%) 당시의 국제선 여객 수 증감률을 모두 합한 -29.8%보다도 2~3배 큰 수치로 2020년 항공운송업계가 겪었던 피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였으며 11월,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는 2020년 전세계 항공사들이 1,185억 달러 (약 130조 8,830억 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2020년 코로나 19가 항공 운송산업에 미친 영향은 막대했다. 

참고 https://www.airportal.go.kr/knowledge/statsnew/main.jsphttps://www.iata.org/en/pressroom/, 참고 https://simpleflying.com/2020-aviation-pandemic-impact/

 

 

하지만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항공업계와 관련 기관들은 항공 운송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승객들의 안전한 비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였다.  먼저,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던 감염 위험과 승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항공사들과 공항 등 관련 기관에서는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5월 27일,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는 "이륙" 조치를 통해 국제적 코로나 대응 지침을 발표하며 많은 정부와 기관, 기업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자 하였고 같은 날, 우리 정부는 국내선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며 기내 감염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이와 더불어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키오스크를 통한 항공권 발권, 방역 횟수 증가 등 비대면, 코로나 맞춤형 서비스 운영, 방역 강화 등이 담긴 코로나 19 대응 계획을 통해 언택트를 강조하며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였다. 항공사들의 경우 대한항공은 기내 소독 횟수를 증가시키고 객실 승무원들의 방호복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실시하였고  "에어커튼", "헤파 필터" 등 항공기의 공기 순환, 정화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면서 항공기 내 감염 위험성이 사람들의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말하는 등 승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다방면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내 화장실 이용으로 인한 감염사례, 일부 노선에서의 띄어 앉기 미실시 사례가 나타나는 등 항공 방역의 구멍을 충분히 메꾸지 못했으며 국내선, 국제선 여객이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들며 승객들의 불안감 또한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참https://news.koreanair.com/,  https://www.icao.int/covid/Pages/default.aspx , https://www.molit.go.kr/USR/NEWS/m_71/lst.jsp?search_section=p_sec_7

 

 

 

 

반면, 전 세계적인 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2개의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비록 1분기에는 적자를 면치 못하였지만 2분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서며 코로나 19 펜데믹 속 흑자를 낸 몇 안 되는 항공사들이 되었으며 특히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6분기 만에 흑자를 내며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는 두 항공사가 화물 운송에 집중함과 동시에 희망퇴직 실시, 일부 항공기 조기 퇴역, 여객기의 수송기 전환 등 자본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였기에 가능했다.

 

이외에도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출발 공항과 도착 공항이 동일한 "목적지 없는 비행"을 실시하며 객실 승무원 지망생들의 실습 기회 제공, 항공기 조종사들의 자격 유지 등 항공 종사자들의 자격 유지와 더불어 코로나 19로 인해 비행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 사람들에게 비행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9월 1일에는 국토부가 유휴 여객기 화물수송 확대 개조작업을 승인하며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 대형항공사뿐만 아니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들도 코로나 19로 인해 수요가 급감한 여객 운송 대신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을 가능하도록 하며 항공사들이 재정적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타 항공이 5월 이후 운항을 중단하고 항공 운송산업 전역에 걸쳐 많은 사람이 직업을 잃는 등 문제가 발생하였으며 "목적지 없는 비행"도 초기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후, 예약률이 30% 미만에 그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으며 아시아나 항공 등이 결국 12월 이를 중단하게 되는 등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참고 https://www.molit.go.kr/USR/NEWS/m_71/lst.jsp?search_section=p_sec_7 https://news.koreanair.com/ ,  https://www.flyasiana.com/C/KR/KO/company/pr-channel/news-release/list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366&aid=0000638318

 

 

2020년, 코로나 19 펜데믹은 전세계 8,000만 명 이상을 감염시키며 막대한 사회적 변화와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어느덧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2020년이 끝이 나고 2021년이 다가옴과 함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하는 등 코로나 19로 인한 재난이 마침내 끝을 향해 다가가는 듯 보인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2021년을 시작하는 지금, 우리 모두 이 대사처럼 비록 2020년 코로나 19 펜데믹을 예상하지 못했듯 우리의 2021년 어떠한 일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더 나은 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며 한 해를 시작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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