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의 문학 칼럼] '양과 강철의 숲'으로 보는 꿈의 힘

 

요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꿈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매일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지만 실상 이루고픈 꿈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꿈이 필요해?” 혹은 “내 꿈은 좋은 대학 가서 좋은 회사 취직하는 거야.”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꿈은 그냥 꿈이지. 미래에 돌이켜보면 그냥 하나의 추억거리일 뿐일걸.”이라고 말하며 꿈을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야시타 나츠의 <양과 강철의 숲>을 읽고 나면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양과 강철의 숲>의 주인공 도무라는 고등학생때 이타도리의 조율을 듣고 조율사라는 꿈을 키우게 된다. 도무라는 콘서트 튜너라는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사실 도무라에게는 조율에 대한 재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라는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콘서트 튜너라는 꿈을 향해 노력한다. 도무라는 콘서트 튜너가 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조율 연습을 한다. 도무라는 책의 결말까지 콘서트 튜너라는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도무라는 그저 조율을 배우고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보인다.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시간은 절대 헛된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도 종종 도무라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더라도 재능이 없으면 포기하곤 한다. 재능이 없다는 말은 경쟁력이 없다는 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남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야 하고, 그래야 성공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삭막하고 숨쉬기도 버겁게 우리를 꽉 옭아맨다. 우리는 하루하루 꿈을 잊어가고, 고유의 빛을 잃은채 모두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달린다.

 

도무라는 남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지도, 남들을 뛰어넘을 엄청난 무기를 가지지도 않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했다. 그래서 도무라는 빛났다. 매일 밤늦게까지 조율을 연습하고, 어쩌다 들어온 일거리도 남들에게 빼앗기기 일수였지만 도무라는 언제나 조율을 할 수 있음에 행복해했다. 이런 도무라를 보면 남들과 경쟁을 해야만 하는 우리 사회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이 든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남들과 경쟁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피폐해져간다. 그러나 사회는 경쟁에서 이긴 자를 우대하고, 우리는 경쟁에 뛰어드는 순간 불행해질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행복해지기 위해 경쟁에 참여한다. 꽤나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이런 사회에서 살아간다. 꿈을 쫓는 사람은 경쟁에 뛰어든 사람들에게는 그저 어린 사람으로 치부된다.

 

우리는 남들의 위에 서기 위해 달린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허무하다. 뒤를 돌아보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사회적인 인정과 경제적 여유 모두 중요한 가치라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정말 사회적인 인정과 부유함이 전부일지는 충분히 의심해봐야할 문제이다. 우리에게 ‘꿈’이라는 것이 생기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 스스로의 ‘행복’을 바라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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