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세희의 사회 칼럼] 디즈니의 실사판 인어공주 캐스팅이 낳은 갑론을박

디즈니의 실사판 인어공주 캐스팅이 낳은 갑론을박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실사화 작품들이 흥행하자 디즈니는 잇따라 많은 작품들의 실사판 개봉을 예고했다. 그런데 이 차기 실사작 중 하나인 '인어공주' 주연에 그들은 실사판 영화제작에서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으로 원작 애니메이션과 다소 다른 비주얼의 배우를 캐스팅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충돌했었다. 시간이 지나 모두의 기억에서 이 사건이 사라질 즈음, 디즈니는 '피터팬' 실사 캐스팅을 발표해 또 다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렇기에 더욱 말이 많았던 인어공주 캐스팅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디즈니는 많은 어린이들이 보고 자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 제작사이다. 영향력 있는 그들이 인종차별 문제를 근절하고자 평등을 중요시하는 것은 좋은 자세이다. 그렇기에 대중들이 실망하거나 비판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 아니다. 바로 원작 애니메이션, 그리고 여태까지 인어공주로써 홍보되었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 가장 논란이 일었던 부분은 바로 팬들의 환상 속 인어공주와의 싱크로율 문제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실사화”라는 이름으로 제작하는 것이기에 싱크로율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디즈니는 원작 속 백인에 적발이었던 인어공주와는 정반대의 흑발을 가진 흑인 배우를 캐스팅했다.

 

 

이에 팬들은 디즈니에 ‘흑인을 차별하는 발언이 아님을 알아달라. 실사판이기에 싱크로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맞지 않는 선택이었다.'며 해시태그 '#내 아리엘이 아니야'(#NotMyAriel) 로 의견을 표현했다. 디즈니는 이러한 팬들의 행보에 ‘덴마크 사람이 흑인일 수 있기에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며 흑인인 덴마크 사람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한 팬들의 의견은 ‘덴마크 인어인 인어공주 역에 흑인이 캐스팅될 수 없다’ 가 아닌, ‘어릴 적 보던 애니메이션 속 인어공주는 적발을 가진 백인이기에 원작과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해 달라’ 이기에 질문에 맞는 대답이 아니었다. 그 이후, 디즈니는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에 기반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에는 피터 팬 실사작의 팅커벨 역할에 원작과 다른 외모를 가진 유색인종 배우를 낙점지어 또다시 팬들을 화나게 한 것이다. 인종 다양성에 포커스를 맞추려 노력하는 모습은 물론 높게 평가된다. 하지만 빗발치는 팬들의 반대와 ‘실사화’라는 명목으로 제작된 영화의 캐스팅인 만큼 좋은 의도의 방향이 잘못되었다.

 

‘공주와 개구리’, ‘모아나’, ‘포카혼타스’와 같은 주인공이 유색인종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도 존재한다. 정말 인종차별 문제를 근절하는 것에 이바지하기 위해, 인종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캐스팅을 결정한다면 백인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실사화하는 데에 있어 흑인을 캐스팅하는 것이 아닌 유색인종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을 새로 만들거나 실사화하는 것이 맞는 방법이자 더욱 효과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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