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윤의 geo 칼럼] 지리의 힘이 곧 세계의 힘

최근 뉴스를 1시간 정도 보다 보면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무역 이야기는 절대 빠지지 않는 핫토픽이다. 미국은 어느 정도 과거부터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자리 잡은 선진국 계열에 속하는 데 반해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선진국형으로 여겨지는 나라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엄청 강력하다는 인식이 별로 없었는데 어떻게 미국과 쟁쟁하게 붙을 수 있는 경제 수준까지 올라오게 된 것일까? 이런 의문점들을 지정학적으로 해석해놓은 것이 이 책의 이름인 '지리의 힘'이다.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외교 관계로 세계의 현 정세를 파악할 수도 있고 경제를 통해 어느 국가가 성장하고 발전했는지를 볼 수 있으며 복지 수준으로도 국가마다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세상을 보는 많은 방법 중에 이 책은 지리를 통해 세상을 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일단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는 지리의 힘은 굉장히 막대하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이 태어나는데 그 지리적 위치의 고도가 높다면 고산 기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몸을 가지고 태어나게 할 것이고 선진국계열의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개발도상국에서 태어난 아이보다 교육을 보장받을 확률이 더 높다. 이렇게 사람의 운명에 굉장한 영향을 끼치는 지리이면서도 경제에서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영향을 많이 끼치는 지리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화석 연료 자원이 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오일 머니가 많은, 석유가 편재된 서남아시아에 만약 석유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원래부터 아열대 고압대에 의한 사막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기에 아프리카의 대규모 사막인 사하라 사막과 함께 개발되지 못하는, 사막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 않았을까? 

 

 

위에서는 포괄적인 지리의 힘에 관해 설명했다면 이제는 지리의 힘이 굉장히 쎈 특정한 한 나라를 톺아보고 싶다. 중국은 사실 지리의 힘이 가장 센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지리의 이점을 많이 갖고 있다. 세 가지 정도가 대표적인데 먼저 서쪽의 히말라야산맥이다. 히말라야산맥은 사실상 '천연 장벽'이나 마찬가지이다. 동쪽부터 방글라데시와 인도, 네팔,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까지 여섯 국가 이상을 막아주고 있다. 우리가 알다시피 히말라야산맥은 신기 습곡 산지로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는 고도 8000m가 넘는다. 과연 이 나라들이 중국을 공격한다고 할 때 이 높고 험준한 산을 넘어서 중국을 공격할 수 있을까? 전쟁에 가장 중요한 군사들이 가는 길 자체가 힘들 것이고 군사를 위한 보급도 전혀 쉽지 않을 것이다. 안 넘어오는 게 아니라 못 넘어오게 하는 천연 장벽인 셈이다. 장벽의 역할 외에도 자원의 매장이 있다. 보통 석유나 천연가스는 신생대 제3기 배사 구조에 주로 매장되어 있다. 신기 습곡 산지인 히말라야에 따라 신장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밝혀졌고 현재로서 석유=돈인 상황이기 때문에 중요한 지역이 된 것이다. 이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가 독립을 요구하지만, 중국은 들어주지 않는 지역 분쟁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는 북쪽의 사막과 초원 지대이다. 상식적으로 사막길로 군사들이 이동하여 전쟁을 치를 수 있을까? 수평선이 보이는 사막인데 저 멀리 군대가 오는 걸 보면 재빠르게 대비할 수 있는 사막이 아닐까? 그래서 예전부터 중국의 북쪽은 전쟁 길이 아닌 무역의 통로로 쓰였다. 그 유명한 중국의 실크로드가 중국의 북쪽부터 시작된다. 고도가 약간 높아 시작이 쉽지 않았다고 전해지지만, 서양 문물을 우리나라에 전달했던 나라로서 이것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세 번째는 남쪽의 강 유역과 동쪽의 평원이다. 남쪽의 강 유역을 먼저 설명하자면 남쪽에 대표적인 세 강이 있다. 메콩강, 짜오프라야강, 이와라디강인데 이들은 모두 히말라야산맥에서 발원하여 미안먀, 베트남, 캄보디아, 타이 등을 지나 남중국해로 빠진다. 평범해 보이는 이 강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국가 경제와 살림살이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쌀농사를 많이 하는데 중요한 것이 물이다. 그 물을 이 강들에 의존하는 것인데 최근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약 11개의 댐을 설치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입장이 되었다. 동쪽의 평원은 쌀농사를 짓기 좋고 태평양과 연결되는 해역으로서 중국이 경제특구를 설정하는 등 경제 성장의 코어 부분이라고 해도 믿어 의심치 않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은 지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어떻게 될까? 필자가 한번 예상해보면 충분히 중국이 미국을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현재 중국은 석유국이며 아직 다국적 기업의 공장이 많이 들어선 나라이다. 그만큼 제조업에서 힘이 있고 현재 경제적으로 돈을 잘 벌 수 있는 구조이다. 그렇다고 미래 산업 부문에서 약한 것이 아니다. 최근 뉴스에서 중국이 우리나라의 TV 관련 전문 인력들을 거액으로 스카우트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짝퉁을 많이 만들었던 중국이 이제는 전문 인력들을 모아 자신의 제품을 만든다는 점, 텐센트나 화웨이같이 이제는 알아주는 중국 대기업들 외에도 제조업과 철강 사업에서 황해를 통해 수출입을 함으로써 많은 돈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국을 경제 강대국으로 만들어준, 그리고 만들어줄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중국에 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이 책에서는 중국, 미국, 러시아 등 많은 나라의 역사를 지리적으로 해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까지 쓰여있다. 굉장히 재미있다.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는데 그를 지리적으로 해석하니 꽤 생소하면서 특정 나라가 부러워지는 경우도 있었다. 지리라는 과목 자체가 실생활에 녹아 있어 잘 안 보일 뿐더러 시험과목으로만 공부하려니 재미가 없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해 지리에 대해 더 가까이 생각하고 사람들이 역사, 경제에 대해 지정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해석하는 것도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