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언의 시사/과학 칼럼]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주변 다시 보기

올해 가을의 모습은 낭만적이기보다는 다들 마스크를 쓰고 움추린 채 가을의 멋스러운 단풍 경치를 느끼지 못하고 코로나 19와 함께하는 가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쯤에 각종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핑크뮬리라는 식물이 있었다. 사람들은 자연에서는 보기 힘든 분홍색에 매료되어 생소한 핑크뮬리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멋진 가을의 모습을 즐기곤 하였으며 지자체에서도 관광객을 모시기 위해 앞다투어 핑크뮬리를 심었었다. 갑자기 우리 생활 주변에 찾아온 핑크뮬리와 같은 외래종은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나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립생태원 위해성 평가위원회에서는 위해성을 생물의 특성, 분포, 확산 양상,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판단하여 3개 등급으로 나눈다. 1급 생물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수입·유통·재배 등이 금지되며, 2급은 당장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향후 위해를 줄 수 있는 생물로 지속적인 감독(모니터링)을 필요로 하며, 3급은 위해도가 낮아서 관리대상이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미국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인 핑크뮬리는 2급 위해성 식물로 선정되었다. 환경부에서는 핑크뮬리는 번식력이 좋아 다른 종의 생육을 방해할 잠재적인 위해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지정하였다.1

 


핑크뮬리처럼 외래종이 우리나라 생태계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식물로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가시박’이 있다. 가시박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력이 좋으며 주로 강변이나 습지에 자생하고 있다. 가시박은 주변의 식물을 뒤덮으며 자라는 특성을 보여 주변 식물들의 햇빛 공급을 막아 우리 토종 식물들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가시박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실정이다.2

 

가시박을 제거하는 데에는 많은 인력과 예산이 들어간다. 제거한 가시박을 쓰레기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임정은 외(2014)의 연구에서 가시박을 항생물질 흡착제로써 바이오차 이용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었고, 이석민 외(2014)의 연구에서는 생태 교란 식물인 가시박의 방제 작업으로 인한 가시박 바이오매스의 질소비료 대체재로서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가시박 추출물이 항산화 및 항염, 항노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진행 중으로 가시박을 위해 식물로써 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닌 화장품 소재로도 활용할 가능성을 연구를 통해 입증하는 중이다.3

 

이제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주변의 생물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진찍기 좋다며 무분별하게 지자체가 나서서 외래종을 심어 포토존을 만들거나, 하천의 식물을 방치한다면, 토종식물은 더이상 우리 곁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뒤늦게 이를 제거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자연은 몇만 년 동안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이를 사람이 임의로 간섭한다면 결국에 그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무분별한 외래식물의 도입보다는 토종식물과 사람이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자연이 우리에게 준 책임일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news.v.daum.net/v/20201015054002342
2.참고: https://blog.naver.com/keepblog/220535646505
3.인용: 가시박 추출물이 항산화 및 항염, 항노화에 미치는 효과, 건국대학교 대학원 생물공학과 김윤아,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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