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예진 시사 칼럼] 우리나라 최초 한글 점자 '훈맹정음' 문화재로 등록되다

지난 10월 15일 문화재청에서는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유물’외 ‘한글점자 훈맹정음 점자표 및 해설 원고’ 두 건을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록할 것이라고 하였다. 1980년 10월 15일에 지정된 ‘흰 지팡이의 날’은 세계시각 장애인연합회가 시각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지정되었다. ‘훈맹정음’은 박두성이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로써 일제강점기 시대에 시각 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를 통해 점자 글자를 익히도록 한 고유 문자체계이다. 1

 

‘흰 지팡이의 날’은 시각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실명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미국 국적의 리처드 후버 Dr.가 시각 장애인의 안정적인 보행 교육을 위해 제작한 흰 지팡이의 상징적 의미에서 출발해서 1980년 세계 시각장애인협회에서 제정했다.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는 흰 지팡이는 동정이나 무능의 상징이 자립과 성취의 상징임을 선언했으며,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념일을 제정했다. 이날은 실명에 대하여 교육하고, 시각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 있도록 사회와 일반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날이다, 세계시각장애인협회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와 단체에서는 흰 지팡이의 사용과 이를 관장하는 법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한다. 이와 함께 실명에 대한 교육과 시각 장애인의 권익에 대해서도 널리 알린다. 한국에서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최로 매년 10월 15일을 전후로 하여 여러 도시들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부대 행사 및 기념식을 열어 흰 지팡이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2

 

 

‘훈맹정음’을 창제한 박두성은 맹인들의 세종대왕으로 불리고 있다. 1906년 서울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어의동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이후, 1913년 제생원 맹아부의 교사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맹인교육에 나섰다. 훈맹정음이 만들어졌을 당시 일본어로 만들어진 점자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시 맹인들을 위해 1920년부터 비밀리에 한글 점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1923년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조직하였으며, 7년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3년 후인 1926년에 한글점자를 완성했다. 이 한글점자가 바로 ‘훈맹정음’이다. 당시 일제의 일본어로 된 검인정교과서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글점자로 된 [조선어독본]을 간행하여 맹인들의 민족의식 고양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장애 교육에 관심이 거의 없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평생을 맹인교육에 전념했으며, 한국 특수교육 발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3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은 5G, 사물인터넷 기술, AI 등의 IT 기술을 토대로 한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장벽이 거의 없는 국가 중에 하나이다. 훈맹정음이 ‘흰 지팡이의 날’에 문화재로 등록되어 뜻깊다. 일제로부터 나라를 빼앗겼을 당시에도, 시각 장애인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힘쓴 박두성. 그리고 그를 도운 모든 이들의 노력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1 참고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1016024023&wlog_tag3=daum

2 인용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b720

3 인용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b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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