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서의 독서 칼럼] 국제기구로 한걸음 다가가기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독자들은 UN이라는 기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UN은 국가 간의 관계와 갈등 등을 중재하거나 연결해주는 평화 유지단체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6개의 주요 기관, 17개의 전문기관, 이외 기금 기관과 프로그램 기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단체인 UN은 하나의 작은 나라라고도 말할 수 있다. 다른 예시로, G7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선진국에 속하는 7개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이 속해있는 모임이다. G7에 대한민국이 포함되어있지는 않지만 최근 코로나 19에 대응하여 수준 높은 방역 시스템을 보여준 덕분에 일회적이지만 초청된 적이 있는 단체이다. 이 두 단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모두 국제기구라는 것이다.

 

 

"청춘, 국제기구에 거침없이 도전하라."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나는 약간 떨렸었다. 때는 필자가 풋풋한 중학생이던 시절, 뉴스에서 세련된 정장을 빼입고 능숙하게 외국인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님의 모습을 보았었다. 이에 한눈에 반해, 한때 강경화 외교부 장관님이 일하셨던 유엔에 입사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시 UN에 대해 찾아본 후 나는 해탈한 웃음을 지으며 꿈을 포기했었다. 우선 오랜 기간동안 계약직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정직원으로 승격되기가 너무 고달파 보였고, 국제기구에서는 대부분 영어를 사용할 텐데 나의 부진한 영어실력이 걱정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국제기구 입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이 너무나 많았다.
 

먼저, 책에서는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면 먼저 계약직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서술한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UN과 같은 국제기구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사람을 뽑는 일은 매우 드물다. 국제기구는 적절한 인재가 생기면 우선 계약직으로 채용한 다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3년 계약직으로 일하며, 그 기간 동안 그 사람의 능력에 모자람은 없는지 테스트해보고 이후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섣부르게 국제기구에 취업을 희망했다가 오랜 기간동안 계약직에 머무를지도 모른다는 점이 필자에게는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었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국제기구에서 일하고싶은데 계약직은 싫다고 하면, 국제기구에 들어가기는 굉장히어려워진다. 정말 일하고 싶은 국제기구가 있다면 발부터 담가 보는게 중요하다. 조사해본 바로는, 국제기구는 빈자리가 생겼을때 먼저 내부에서부터 적절한 사람을 찾는다. 가능성조차 열어두지 않는 것 보다는 어떻게든 성과를 인정받아 정규직이 되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영어란 정말 지긋지긋한 존재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최소 19년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게 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국제기구에 입사할 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영어 실력이다. 하지만 한국의 문법과 미국의 문법체계가 정반대인 만큼 한국인으로서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글쓴이는 국제기구라고 해서 반드시 제2외국어가 수준급이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국제기구에 들어가게 되면 자신의 외국어 실력이 향상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많은 국제기구가 직원의 자질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이렇듯 외국어 회화 실력이 좋지 않아도 국제기구에 입사한 다음, 심화 과정을 거치는 외국어 교육을 진행할 수 있으니 영어에 겁먹지 말라고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일반적으로 국제기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이 있는데, 국제기구에 가려면 외국어고등학교를 나와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 것이 국제기구에 지원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책 45페이지에 쉬운 예가 하나 나오는데 일부를 발췌해보았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WHO나 전 세계적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과 치료에 힘을 쏟는 국제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의 경우에는 직원의 상당수가 의학, 약학, 생물학, 병리학 등을 공부한 사람들이다. " 이들은 처음부터 UN을 꿈꾼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전공 분야를 발휘해 UN에 입사했다.  UN에서는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친다. 국제기구에 입사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담"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국제기구에 취업하고 싶다면 영어 실력과 자신의 전공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을 "입사에 유리한 전형" 또는 "국제기구 진출에 특화된 생활기록부 작성"과 같은 인위적인 틀에 끼워 넣지 말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자연스럽게 국제기구에 입사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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