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의 영화 칼럼] 실수인 걸 알면서도 또 하는 이유

영화 “이터널 선샤인”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누구나 이 말을 한 번 즈음은 들어본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말처럼 인간은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실수를 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연애에서 실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진 말을 하고 뒤돌아서 후회하고, 사과하리라 다짐하지만, 다시 마주하면 또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고 괴로워하기 일쑤다.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이런 장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터널 선샤인”은 이런 사랑의 아픔을 조금 특별하게 표현했다. 바로 ‘기억 지우기’를 통해서 말이다. 여주인공은 남주인공과 헤어진 후 자발적으로 남주인공에 대한 기억만 지운다. 그러나 우연히 다시 만나고 또 사랑에 빠진다.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기억을 지우고 난 후에도 똑같은 사람과 다시사랑에 빠지는 커플을 몇 쌍 볼 수 있다. 이는 무엇을 뜻할까. 사람에 따라 ‘인연의 힘’이라고 해석하기도 ‘반복되는 실수’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영화처럼 전연인에 대한 기억만 지울 수는 없다. 그러나 전연인을 다시 만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헤어진 후 상처받고 울고 힘들어한 걸 잘 알면서도 전연인과 다시 교제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니고 이를 흔히 재결합이라고 한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과 재결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만나면 또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재결합이 실수가 될 걸 알면서도 말이다. 그 이유는 추억에 있다. 많은 성인이 고등학교 시절엔 입시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지만 졸업하는순간 미화돼서 행복했던 기억만 남는다고 말한다. 연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 사람과 교제했을 땐 분명 안 맞는 점이있었고 이 때문에 결별을 결심했지만 결별 후엔 행복했던 연애 모습만 기억나게 되는 것이다.

 

연애 외에도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은 몇 가지가 더 있다.  더 이상 실수하고 싶지 않다면 이미 내가 그만둔경험이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할 때 내가 왜 그 일을 그만뒀는지, 무엇이 힘들었는지 등을 되새겨보자. 실수는 두 번 이하일때만 실수이다. 실수가 세 번, 네 번 반복된다면 그건 내 실력이 된다. 실수는 성장의 밑받침이 되지만 너무 많이 하면 내의지를 갉아먹을 수도 있다. 연애든, 공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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