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의 사회 칼럼] 모태솔로가 어때서

 

모태솔로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모태솔로는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인터넷 신조어로, 원래는 여초 사이트에서 사용하던 용어였으나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 등장하며 전파되었다고 한다. 그 후 모태솔로는 지금까지도 예능 프로그램, 유머 글 등에 꾸준히 등장하며 단순한 신조어가 아닌 일상어가 되었다.

 

모태솔로는 단어 그대로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만 각종 미디어에서는 ‘모태솔로 탈출’ ‘모태솔로 특징’ 등 여러 모태솔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잔뜩 심어주는 여러 가지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모태솔로는 왜 동정과 안타까움의 시선을 받는 것일까?

 

이는 간단하다. 우리 사회에서 연애는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여러 매체와 TV 프로그램에서는 항상 연애와 관련된 소재가 등장하고,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을 다른 이성과 엮으며 열등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여준다. 이런 시나리오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들 역시 당연히 연애를 하지 못하는 (혹은 안 하는) 사람을 불쌍하고 열등하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모태솔로라는 사람을 보면 직접 만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능력 없고 외적으로 매력이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연애를 필수로 여기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학업과 직업적 커리어를 쌓는데 지쳐 연애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모태솔로들 중에는 연애를 못하는 것이 아닌 ‘안 하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워커홀릭과 같이 일이나 학업에 깊게 몰두하여 이성에게 흥미를 잃은 사람들부터, 종교적인 신념에 의해 연애를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그중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무성애자’들이다. 무성애는 아무에게도 성적인 끌림을 느끼지 않으며, 성생활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개인의 신념에 의해 비연애를 행하는 것과는 달리 애초에 연애에 대한 욕구가 없어 비연애를 지향한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여러 이유로 연애를 하지 않지만, 이들은 그저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동정을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마법사’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서 놀리거나 ‘모태솔로 특징’이라는 글을 통해 그들을 조롱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가족들까지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어른들의 경우에는 연애와 결혼을 필수로 여기시는 분들이 많아 더욱 비연애를 지향하는 사람들과 가족 사이의 골이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리고 그중에는 다양한 이유로 모태솔로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현재, 그들은 연애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동정을 받고 개그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세상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많아져 소수자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의 의식 개선으로 차별 없는 콘텐츠가 보다 다양하게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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