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의 독서 칼럼] 헨젤과 그레텔, 과연 권선징악일까요

결국 승리자가 적어놓는 세상

대부분의 동화는 ‘권선징악’의 내용이 많다. 헨젤과 그레텔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과연 ‘권선징악’의 내용일까? 조선왕조실록과 같이 명작동화도 마찬가지로 승리자가 패배자에 대해 진술한다. 그렇다면 마녀는 누구일까? 그 비밀과 해답을 ‘세계사’와 함께 알아보자.

 

누구나 한 번쯤은 명작 동화 안에 세계사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한번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돌아다닐까> 라는 책을 통해 알아가 보도록 하자.

 

어린이를 거쳐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었을 <헨젤과 그레텔>. 헨젤과 그레텔에는 사실 엄청나고 충격적인 사건이 들어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 헨젤과 그레텔에는 마녀가 나온다. 과자로 만든 집에 사는 마녀가 헨젤과 그레텔을 잡아먹기 위해 가두어 놓았다가 헨젤과 그레텔이 가까스로 빠져나온다는 내용이다. 물론 마녀는 죽이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헨젤과 그레텔은 원작이 아니다. 진짜 원작에서는 헨젤과 그레텔이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친엄마가 그들을 버린다. 그 당시에는 기아(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것.)가 매우 심해서 아이들을 버리는 일이 매우 잦았다. 그래서 원작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헨젤과 그레텔을 쓴 것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한 가지의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다. 바로 ‘마녀’이다. 흔히 ‘마녀사냥’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마녀사냥을 동화 속에 나오는 ‘마녀’에게 대입해 본 적은 없었다.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도 마녀사냥과 같은 일을 당한 마녀였다. 그 당시 사람들은 세계를 ‘대우주’와 ‘소우주’로 나누었다. 소우주 사람들은 질별, 기아, 전염병 같은 인간에게 유해한 것들이 대우주에서 온다고 믿었다. 그리고 소우주 안에 있는 사람 중에서 그런 유해한 것들을 부르는 ‘마녀’가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을 소우주 밖으로 쫓아내었다. 그러고는 그들은 ‘마녀’와 ‘늑대’로 불렀다.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도 그런 사람들이다. <빨간 모자>에 나오는 늑대도 소우주 밖으로 쫓겨난 늑대가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마녀를 아이들을 잡아먹는 두려운 존재라고 생각했다. 아마 마지막에 마녀가 죽는 것은 마녀가 가지고 있던 재물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어떤 여자가 재물이 많다면 그 재물을 빼앗기 위해 마녀로 몰기도 했다.

 

명작동화의 세계사를 듣고 나니, 마냥 나빠 보였던 마녀가 이제는 불쌍해진다. 실제로 약초 같은 식물과 치료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마녀로 내몰린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저 치료를 받고 돈을 내기 싫었던 어떤 사람의 만행이었다. 결국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승리자인 ‘소우주’의 사람들이 ‘패배자’인 대우주의 사람들을 적기 때문에 자신들을 착하게 그려 넣었고, 대우주의 사람들을 나쁘게 그린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명작동화, 심지어는 ‘해리포터’까지, 모두 그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홍길동전’과 같이 말이다. 여러 역사가 담긴 동화, 그리고 소설. 그저 재밌다고 읽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에 역사가 숨어있을지 생각하고 읽는다면 그 재미가 더욱 커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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