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의 문화 칼럼] 아이돌과 배우 사이

 

요즘, 대한민국의 문화계는 아이돌의 전성기라 하여도 무방할 정도로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영향력이 크다. 위너의 송민호부터 블락비 피오, 러블리즈 미주, SF9 로운, 에이프릴 나은 등등 다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아이돌들이 가요 부분은 두말할 것도 없고, 예능부터 연기, 뮤지컬, 그림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있다.

 

아이돌들은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그중 가장 레드오션은 연기이다. 이제는 배우의 이미지가 더 강한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 박형식부터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엑소의 디오 (도경수),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미쓰에이 수지 외에도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에 도전해 ‘연기돌’타이틀을 얻고 있다. 특히 남자 아이돌들은 ‘군백기’라고 불리는 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대비해서 연기에 도전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최근 맏형들의 군 입대를 앞둔 SF9 역시 기존에 연기 활동을 하던 로운, 찬희 외에도 영빈, 휘영 등 멤버의 절반 이상이 팬들에게 드라마 촬영 소식을 전하기도 해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많은 아이돌들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대중들의 비난의 목소리도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특히 몇몇 아이돌 멤버들은 작품 속에서 연기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연기력에 대한 조롱을 당하기도 하였다. 대중들은 실력도, 연기에 대한 진정성도 없는 사람들이 그저 외모와 아이돌로서 유명세를 가졌다는 이유로 작품에 캐스팅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아이돌들의 시장 독점 때문에 정작 열정과 실력을 갖춘 신인, 무명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대중들이 새로운 배우 발굴에 목말라 있다. 영화 <써니>, <왕의 남자>,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스카이 캐슬> 은 신인(무명)배우들을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준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후에도 대중들의 주목을 받으며 다양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대중들은 또다시 이러한 신예 배우들이 출연할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방영 예정인 드라마, 그중에서도 웹드라마들은 대부분 아이돌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어 대중들의 아쉬움이 전해지고 있다.

 

아이돌들이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하는 노력과 그 열정은 다른 배우들 못지않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이돌들이 연기 활동을 하면서 호평을 받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아예 아이돌이라는 직업 대신 연기자로서의 삶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도 아이돌 스타가 합류하면 시청률과 화제성이 보장되니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것을 반길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무명 배우들이 실력을 갈고닦으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또, 대중들의 문화와 관련된 관심과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아이돌뿐만이 아니라 신인 배우들까지 많이 발굴할 수 있을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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