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독서 칼럼]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자본주의 시스템의 잔인한 이면

 

추운 겨울, 따뜻한 코코아로 몸을 녹인 적이 있는가?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며 행복을 느낀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러한 경험이 있다면, 당신은 카카오의 비밀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필자도 한 권의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 비밀을 잘 알지 못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잔인한 이면을 파헤치고 싶다면,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읽어보자.

 

타라 설리번의 책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는 카카오 농장에서 피땀 흘리며 일하는 아이들에 대한 책이다. 원제는 ‘Bitter Side of Sweet’로 달콤함 뒤에 숨겨진 쓰디 쓴 현실을 의미한다. 이야기는 아마두, 그의 동생 세이두, 그리고 도시에서 온 하디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마두와 세이두는 돈을 벌기 위해 농장으로 팔려 왔지만, 2년 동안 한 푼도 벌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살아간다. 카카오 열매를 할당량만큼 수확하지 못하면 두들겨 맞기 때문에 그들은 온몸이 아플 때까지 열매를 딴다. 그러던 중 하디자를 만나면서 함께 농장 탈출을 계획하고, 세 명의 아이들은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아마두와 세이두는 하디자의 도움으로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하는 농장에서 일하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게 된다. 

 


필자는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들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도시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동안, 공부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릴 동안, 이 아이들은 나무에 매달려 긴 칼을 들고 열매를 딴다. 부모님의 애정 어린 잔소리 대신 농장 주인의 날이 선 명령을 듣고 살아갔다. 필자로서는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이렇게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게 느껴졌다. 소설 속 아이들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실제로도 많을 것이다. 소설은 희망적인 결말을 맺었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다른 결말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끔찍한 노동 착취가 일어나는 것일까?
          
자본주의 시스템은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혹독한 노동을 하면서도 대가를 거의 받지 못하게 만든다. 대기업과 중간 상인들이 많은 이윤을 낼 동안, 정작 농부들이 제 몫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이러한 시스템에 따라 돈이 적게 드는 노동자인 아이들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아동 노동 착취의 발생 원인이다. 필자는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을 괴롭게 하는 농장 주인에게 화가 났는데,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농장 주인이 아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공정 무역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생산자들과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생산된 제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노동 착취도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개개인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큰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을 기억하자.

 

코코아 향기가 다시금 나를 덮치자, 이번에는 입에서 아까와는 다른 맛이 느껴졌다. 이 액체의 비밀을 알아 버린 지금, 이것은 더 이상 잠 못 드는 밤을 달래는 달콤한 향기가 아니었다. 돈 한 푼 받지 못한 채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고통의 냄새. 아무리 일해도 매질을 피할 수 없는 공포의 냄새였다.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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