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이의 독서 칼럼] 성공은 과연 행복일까

수험생이 되고 자주 의식하는 말이 있다. 이른바 '좋은 대학'들에 합격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예전부터 자주 들었던 이야기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자를 포함한 모든 수험생에게 필요한 것은 실력을 뒷받침할 내신 성적, 내용이 하도 넘쳐서 다 쓸 수 없을 정도의 학교 활동 기록과 훨씬 더 중요해진 교과 선생님들의 세부능력 특기사항, 그리고 수능 최저 등급 등 너무나 다양하고, 어느 것 하나 버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각종 대회에 나가고, 과목 심화 활동을 준비하고, 학교 시험 기간에는 내신에만, 시험 기간이 끝나면 모의고사 성적 향상에만 박차를 가해야 하는, 모두가 힘들고 벅찬 일을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우리가 필사적인 이유는 아마 처음 언급한 '성공'이라는 것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좋은 대학'을 거쳐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좋은 삶', '편안한 삶', '풍족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성공'은 과연 '행복한 삶'으로 직결될 수 있을까?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라는 소설을 쓴 '스미노 요루' 작가는 똑똑하고 당돌한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 '고야나기 나노카'는 책을 좋아하는 명석한 초등학생이다. 버릇처럼 입에 담는 말은 "인생이란 ~이다"라는 문장이고, '악녀'라 부르는 검은 고양이 친구와 함께 길을 걸을 때 부르는 노랫말은 "행복은 제 발로 찾아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이다. 국어 시간에 행복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숙제를 받은 이후로, '나노카'는 열정적으로 자신만의 대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자존심이 세고 자신을 남들과 다르게 특별히 여기는 면모 때문에 괴롭힘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아바즈레 씨', '미나미 언니', '할머니'와 같이 그녀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행복에 대한 그녀만의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작품에는 인생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주로 '나노카'의 입을 빌려 나오는데, 예를 들면 "인생이란 냉장고 안의 내용물 같은 것이니까. 먹기 싫은 피망은 깜빡 잊어도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는 절대로 잊지 않는다는 얘기.", "인생이란 염소 같은 것이야. 멋진 소설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들잖아. 나는 이 책을 먹으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등의 대사가 있다. 이런 구절을 함께 읽어 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와 같은 문장의 형식을 떠올리게 된다. 필자인 '나'에게 있어서 인생이란 어떤 것이지? 19년을 살아오면서도 초등학생 '나노카'가 고민하는 것만큼 인생과 행복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필자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은, 여전히 없었다. 더 나아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도 알 수 없었고, 초등학생들이 그렇게 쉽게 말하던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에 대해서도 입을 열 수 없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했었다. '모든 인간관계를 끊어내자, 그리고 공부에만 집중하여 성공하자.'라고. 친구들과의 생활이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나'와 '친구들'을 비교하게 되는 일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잦았다. "친구들은 모두 경쟁자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응원해주는 존재들이라 생각하면서도, '나'의 성적이 높으면 안심하고, 낮으면 질투하여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겨내고 말겠다는 의지를 태웠다. 그러다 보니 친구라는 존재, '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그 관계가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아마 이런 필자의 생각이 드물지는 않았는지, 소설 속에서 '아바즈레 씨'는 이런 터무니 없는 생각에 대해 교훈을 준다. "어른이 되면서 그 아이는 엄청 똑똑해졌어. 하지만 그뿐이었어. 어느 순간, 깨달았어. 자기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 훌륭한 어른이 되었는데도 칭찬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라고 '아바즈레 씨'는 말한다. 오로지 성공만을 위해 달리는 것이, 그 성공을 거머쥔 뒤에 '나'의 주변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지를 고려하지 않은 맹목적인 행동이라면, 그것은 '나'의 행복을 위한 길도,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길도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여러분은 성공한 삶이 행복한 삶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성공이란 것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조차 개인마다 다른데, 그것을 어떻게 '성공'이라 부르고 '행복'이랑 같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코로나 19의 감염이 다시금 500명대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아무리 삶이 지치더라도 '행복'을 찾아가는 마음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한번은 차분히 앉아서 '나'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여러분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필자는 소설을 읽을 때, 가족과 밥을 먹을 때, 3월 모의고사를 치른 이후 심히 낙담한 상황에서 필자를 위로해주는 선생님들, 친구들, 그리고 가장 지지를 많이 해주는 '가족'이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낀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기준에 얽매여 눈앞에 있는 행복조차 잊어버린다면, 삶은 피폐해질 것이다.  그러니 생각하자. 여러분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어떤 이는 마스크를 벗고 예전처럼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만의 '행복'을 발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노카'의 입버릇을 빌려 필자도 말해본다. 인생이란 글쓰기와 같다. 왜냐하면 글을 처음 쓸 때 너무 생각이 막연하여 이리저리 방황하기 때문이다. 인생에 방황이 없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이상할 것 같다. 앞으로도 자주 입에 담을 입버릇을, 필자는 이 책 속에서 배웠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전하는 소설 속 행복의 대답, 그것은

"인생이란······. 전부 다, 희망으로 빛나는 지금 너의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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