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의 사회 칼럼] 참 아픈 세상

피지도 못한 채 스러져가는 아이들

참 아픈 세상이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갓난아기도, 아직 앞날이 창창한 아이들도 모두 아픈 세상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세상의 전부이다. 그들의 말이 곧 법이고, 관심 한번, 웃음 한번에도 기뻐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이렇게 세상의 전부인 줄로만 알았던 부모님이 나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약자인 아이들은 그저 당할 뿐이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우는 것뿐이다. 오늘은 이 아이들의 상처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동학대 사건은 나에게도 크나큰 충격을 주었다. 처음으로 이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어떻게 작고 작은 16개월 아기를 때릴 수 있는지 너무 충격적이었다. 정인이와 관련된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가해자가 행한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동들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공판이 진행되고, 가해자가 지금까지 저지른 만행들이 밝혀지며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정인이 사건이 마무리되어도 아직 우리 사회에는 아동 학대가 만연히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게 바로 내가 지금 아동학대에 관한 칼럼을 쓰게 된 이유이다. 

 

오늘 뉴스에서는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이 올라왔다. 생후 2개월의 여자아이가 뇌출혈,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학대 혐의로 아버지를 체포했다는 기사였다.1 폭력은 멈추지 않는다. 폭력은 끊이지 않고 계속 반복된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2차 인구 포럼의 류정희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이 발표한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의 상호관계성 연구'에 따르면 가정폭력 가해자의 약 89%가 성인, 아동기에 부정적 생애 경험이 있다고 한다.2 폭력을 당한 아이가 자라나 다시 그 폭력을 자신의 아이에게 행하는 ‘폭력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동학대가 대물림되어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아이에게 이루어지는 학대 근절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당부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정책을 바꾸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책을 이용하여 아동학대를 직접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달 8일, 국회가 아동학대 범죄 처벌특례법 개정안을 입법 처리하였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법이 개정되며 아동학대에 대한 형량은 강화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3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선 많은 사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잠깐의 관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잠깐의 관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아동학대의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힘이 없는 어린아이들은 피지도 못한 채 스러져갈 수밖에 없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news.imaeil.com/Society/2021041317021556652
2.인용: https://view.asiae.co.kr/article/2021031515204564649

3.참고: https://www.sedaily.com/NewsVIew/22H7AOQ4SH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