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현의 사회학 칼럼] 사회학의 뿌리

 


왜 우리는 웃기지 않을 때 웃고, 싫은 사람을 보고서도 인사를 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일까? 심지어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억지로 보거나,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같이 누군가와 먹어야 할 때가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당신은 독단적으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가 아니다. 개인은 사회의 지시를 받는다. 사회의 구성원들은 서로 연결되는데, 그런 유기적 관계 때문에 사회라는 존재는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의 힘은 규범, 관습, 예절, 법 등으로 진화하고 이것은 개인의 본능과 욕구를 통제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이를 '사회적 사실'이라 했다. "사회는 개인의 밖에 존재하면서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강제력을 행사한다." 이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자살론'이라는 저서로 사회적 사실을 증명하려 했고 이것이 사회과학의 탄생이다.1 이 시기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과 이후 전쟁들 때문에 큰 사회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으로 농부들이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경제적인 지위가 변화하였으며, 전쟁과 혁명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고통을 겪으면서 인간이 사회 속에서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고뇌를 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뒤르켐은 이러한 혼란한 시기에 기존의 막연하고 추상적이었던 사회학을 제대로 정립하여 이 혼란을 바로잡을 도구로 사용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연구를 도입해야 했다.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사실'의 실체를 찾고 이를 분석하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론을 택해 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2

 

특히 그는 자기 저서 '자살론'에서 자살이 사회적인 원인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기존에는 다수 전문가가 개인적인 정신 질환 때문에 자살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으나, 뒤르켐은 이것이 옳지 않음을 연구를 통해 밝혔다.그에 따르면, 자살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3

  1. 이기적 자살 :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필요가 없어진 상태에서 자살을 택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홀몸노인의 자살이 이에 해당한다.
  2. 이타적 자살: 자신이 속한 사회를 위해 목숨을 바쳐 그 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한 자살이 이에 해당한다.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가 가장 좋은 예이다.
  3. 아노미적 자살- 사회적 가치에 혼란이 오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 기준에 아노미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자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가치관 혼란으로 우울증을 겪고 자살로 이어지는 데 이런 경우들이 예가 될 수 있다.

 

뒤르켐에 따르면 자살은 곧, 사회적인 현상이다. 그의 이론은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연구의 초석이 되기도 한다. 나 또한 사회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고 믿는다. 가족, 또래, 학교, 직장, 국가, 이 모든 조직은 사회이며 우리는 이런 것들을 우리 자신과 완전히 분리해 설명하기 어렵다. 사회가 우리 자신이며 우리가 사회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나는 사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는 분명 사회 속의 존재이고 이런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의 존재가치는 희박해진다는 것이다. 사회와의 연결을 최소화 시킨다고 하더라도 결국 개인은 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회를 부정하며 사는 인간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이지 않지만 인정받는 존재인 사회, 이것이 나로 하여금 사회학에 빠져들게 하는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며 내 주변 누구에게도 사회학의 흥미를 홍보할 것이며 사회학과를 지망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각주

1.참고: https://namu.wiki/w/에밀%20뒤르켐
2.참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24347
3.참고: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86&aid=0001957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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