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의 독서 칼럼]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 제목만 들어도 필자는 벌써 읽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만큼 이 책은 나에게 처음부터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이 책을 집어 들어 한참을 빠져 읽었다. 비록 시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맨 앞부분과 뒷부분 밖에 제대로 읽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 책이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사라졌다. 내가 원래 보던 그 자리에서 책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 틈틈이 찾아 읽던 그 책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읽을 기회가 생겼다. 필자가 다니는 ‘새이레 기독학교’ 에서는 2주에 한 번 도서를 선정해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데 그 책이 도서로 선정된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 도서관에 있던 그 책은 제자리에 돌아왔다. 사실은 필자가 장소를 잘 못 찾은 것이었다.

 

이 책을 읽는 처음부터 굉장히 시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처음 부분에서 ‘반 쪽짜리 수박 같은 달’이라는 표현이나 ‘땅거미가 슬금슬금 기어들어 가고 있다’라는 등 감각 기관을 자극하는 표현이 들어가서 머릿속에 소설의 배경이 아주 정확히 떠오르게 했다. 책 분위기 자체가 서정적인 느낌이라서 ‘소설’이라기 보다 ‘아주 긴 시’라는 말이 더 적당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작은 나무’라는 아이(주인공)가 나온다.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에 맡겨진 아이는 숲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 게 된다. 그러면서 그 아이는 사냥을 하고, 수영을 하고,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며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작은 나무는 점점 더 많이 성장하게 되고, 그 안에서 경험으로, 할아버지의 말씀을 통해 삶을 배우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교회 다니기’ 부분과 처음 부분인 ‘자연의 이치’이다. 첫 번째는 특히 교회에 관한 이야기를 해서 더 관심이 갔다. 교회에서 이야기하는 세례 방식, 서로를 부르는 호칭 등 교리에 관한 싸움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목사님들끼리 말싸움을 하고 실제 몸으로도 싸우는 장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만약 신이 저 정도를 가지고 천국과 지옥을 나눈다면, 천국도 별로 좋은 곳은 아닐 것이라는 말이다. 이 말을 딱 보면서 예배 시간에 들었던 말씀이 생각이 났다. ‘하나님이 창조주이시고, 예수님은 구세주, 성령님은 도와주시는 분이시라는 걸 믿는 게 믿음’이라고 하셨던 말씀 말이다. 그리고 그 외에 교회에서 하는 것들은 (예를 들어 우리 학교에서 하는 ‘칭찬하기’ 같은 것들 말이다) 천국에 가기 위해,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이지 그 행동으로는 천국에 가지 않는다는 것 말이다.

 

이 작가가 이 글을 쓰면서 교회에서 하는 분쟁에 관한 이야기와 그에 관한 정답을 간접적이지만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글을 썼다는 것이 매우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람들이 교회의 분쟁을 알고, 또 할아버지의 말씀을 통해 생각하게 만들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처럼 굉장히 따듯하고, 선선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확실히 ‘시’같은 느낌의 문체여서 그런 것 같다. 왜 이 책의 제목이 ‘따듯했던’이라는 과거형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관해 의문이 들었다. 여기서 말하는 영혼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자신과 함께하며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람들, 그 사람들과 함께하던 그 시간에 자신의 영혼이 따듯했다는 것을 일기 형식의 소설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부유하지 않지만 필요한 것을 다 구하고 소박하게 사는 삶, 숲에서 살아가며 자연을 즐기는 삶. 그것이 이 작은 나무의 영혼을 더욱더 따듯하게 해주고 더불어 독자인 필자까지도 행복하고 따듯하게 만들어 준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