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의 문화 칼럼] 우리가 시티팝을 좋아하는 이유

 

 

유튜브에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만들어 올려주는 유튜버들이 있다1) 그 유튜버가 담고 싶은 감성에 맞게 노래를 골라서 만든다. 그 플레이리스트 중 조회수가 가장 많은 것 중 하나는 시티팝 플레이리스트였다. 이 시티팝 플레이리스트 댓글에 들어가보면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영미권 외국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예전에 일본에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어떤 목적으로 방문했는지 알아보는 일본 예능이 있었다. 거기서 한 아일랜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시티팝 엘범을 사기위해 일본에 방문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을 매료시킨 시티팝, 도대체 어떤 음악일까?1

 

시티팝은 1970~80년대 버블경제시절 일본에 유행하던 도시적인 느낌의 pop음악이었다. 그 당시 일본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 대국이었다. 회사는 계속해서 성장해서 일자리가 많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취업박람회만 가도 취업을 할 수 있었고 면접만 보러가도 보너스로 10만원이나 주었다. 당시 일본의 20대 실업률은 단 3%에 불과했다. 그리고 일본의 당시 부동산값은 미국의 4배였다고 한다. 이렇게 이 시절 일본 사람들은 풍족하게 살았다. 시티팝에는 이 시기 사람들의 정서인 여유로움, 낭만, 낙천적인 사고가 담겨있다. 화려한 네온사인의 밤거리에 자신의 옆에 애인을 태워 드라이브하면서 시티팝을 들었다. 시티팝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느낌이다. 그 이유는 엄청난 자본에 힘입어 외국에 있는 실력있는 프로듀서를 들이고 최고급 장비를 사용해서 음악을 만들었다.  그런데 시티팝 유튜브 영상에 "왜 이 노래가 1980년도에 일본에 살았던 것 같은 거짓 기억을 만들어 내는거야?"라는 댓글이 있었다. 시티팝이 왜 어떤 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외국인들이 빠지게 만든걸까? 시티팝에는 어떤 힘이 있길래 아일랜드 사람을 일본까지 오게 만들까? 우리와 1980년대 버블경제 당시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 왜 시티팝을 좋아하는 건가 의문이 든다.2

 

1980년대를 살았던 일본인들은 버블경제 당시를 갈망하고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 시기는 앞으로도 다시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그들은 그 시절을 추억하며 시티팝을 들을 것이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던 우리들은 시티팝이 성행했던 풍족하고 낙천적이고 즐거운 그 시절을 우리도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시절은 우리가 살고 있는 미래에 절대로 찾아오지 않을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미래에 오지 않을 것이지만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티팝을 듣는다. 이렇게 시티팝을 듣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유는 시티팝이 성행했던 세상이 미래에 찾아오기를 바라지만 그 소망이 절대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고있다. 그럼에도 찾아오지 않을 미래를 희망하며 듣는 노래라는 점이다. 이런 희망이 리스너들을 시티팝에 젖어들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참고1)https://www.youtube.com/watch?v=mml46rXspXQ

참고2)https://www.youtube.com/watch?v=W9JRjlhUYq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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