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종의 사회 칼럼] 여성 징병제는 성 평등이 아니다

실속 없는 젠더 논쟁, 이제는 그만

 

요즘 여성 징병제에 대한 논란이 젠더 논쟁의 물결을 타고 더욱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이전과는 다르게 정치권에서도 직접 언급할 정도다. 여성 징병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 사람들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군사력 증가에 필수적이다. 둘째, 여성 징병제는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이다. 셋째, 인구 감소 시대에 여성 징병제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필자는 여성 징병제에는 아무런 실증적 근거도 없을 뿐더러, 명분도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여성 징병제에 대한 여러 ‘명분’ 중에 인구 감소에 대한 대비가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명분은 부가적인 미사여구다. 병력이 전쟁의 승패를 가르던 시대는 세계 2차 대전 이후로 이미 사라졌다. 인구가 적다 하더라도, 탄탄한 경제력과 현대화, 정보화된 무기가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 더군다나,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미 달성했다. Global Firepower기준으로 대한민국은 군사력 6위에 달성했다. 설령, 모병제로 전환되었을 때 일부 병력이 빠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순위는 상위권에 머무를 것이다.1 우리나라보다 군사력 순위가 낮은 국가들도 모병제를 시행하고 있다. 북한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70년대에야 남한이 더 잘사네, 북한이 더 잘사네를 가지고 경쟁했지만 그런 시대는 이미 끝난지 오래다. 북핵이 골칫거리라고 하지만, 실제 전시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한국과 집단적 안보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들도 북한을 폭격할 수 있는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병제를 실행하게 되면 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첫째, 소수정예의 군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병제를 실시하면, 전투력이 낮은 병사 백 명보다 뛰어난 병사 한 명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실제 전쟁 상황에서 징병된 병사 중 대부분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싶은 회의감도 든다. 가난한 집의 아이들만 군대에 간다거나 하는 걱정도 쓸데없는 걱정이다. 대부분의 모병제 국가에서 하는 것처럼, 군인에 대한 처우를 대폭 개선하면 된다. 둘째, 효율적으로 군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군대의 고질적인 문제는, 군인들이 전투나 훈련 상황이 아닌 국가 행정에 임시로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모병제를 실행하게 되면 군인이 하나의 직업이 되므로, 징병된 군인들이 행정에 부당하게 동원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또한, 병력 배치 역시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더 효율적으로, 최전방 위주의 방어로 바뀌게 될 것이다. 

 

즉, 이들이 이런 시대착오적인 고민에 대한 해법으로 굳이 ‘여성 징병제’와 '군 가산점'을 꺼내는 것은, 자신들이 부당한 ‘차별’을 겪은 것에 대한 항의다. 따라서 이들은 여성 징병제를 도입하는게 성평등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남성 대부분은 최저임금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으면서 2년에 가까운 시간을 국가에 고스란히 바쳐야 한다. 그 동안 공부는 물론, 취업 활동에도 제한이 있어 동년의 여성보다 더 낮은 선에서 출발하게 된다. 즉, “우리도 징병을 당했는데, 너네도 당해야 평등한거 아니야?”라는 주장인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성평등일까? 자신도 부당한 일을 당했으니 모두가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것이 평등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무책임한 체제 합리화에 불과하다. 

 

집권 여당은 모병제와 여성 징병제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시기상조인 논의가 아니다. 지금처럼 징병제를 고집하고, 여성 징병제마저 논의하는 희극적 비극은 (국가보안법의 논리대로) 오히려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다. 

 

참고문헌

1. 참고: https://www.globalfirepower.com/countries-listing.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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