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의 사회 칼럼] 아무도 모른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6월 15일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다.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드는 이때, 노인 인권 향상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노인학대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나는 오늘,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노인학대의 실태를 알리고, 이 글을 읽는 한 사람이라도 노인분들께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글을 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공개한 ‘2019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신고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총 16,071건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그리고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방임, 경제적 학대, 성적 학대, 자기 방임, 유기 순대로 많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학대 행위자가 친척인 경우가 84.9%나 된다는 것이다. 학대행위자 유형 중, 아들이 31.2%, 배우자가 30.3% 순으로 많았다.1 나는 이 수치를 보고, 고통받으셨을 노인분들의 상처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해결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노인이 되고, 힘이 약해졌다고 해서 인권 또한 약해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가 된 노인분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인권을 보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신고 건수에 대해서도 의심이 든다. 과연 사랑하는 가족에게 학대를 당하고, 그것을 인지해 신고할 수 있는 노인이 몇이나 될까? 아마 신고된 건수를 제외하고도, 우리 사회에는 훨씬 더 많은 노인학대가 행해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모른다. 어느 가정에서, 또는 어느 집단에서 노인들이 학대당하고 있는지 말이다. 어쩌면 당신의 옆집일 수도, 아파트 경로당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인학대는 신체적 폭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 및 비언어적 폭력인 정서적 학대와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적 학대, 재산에 대한 의사결정을 빼앗는 경제적 학대 등, 여러 형태의 노인 학대가 존재한다. 정서적 학대와 성적 학대 등의 형태는 물질적인 증거가 남기 힘들어, 더욱 해결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대의 경계가 모호하기도 한데, 나는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면, 그게 바로 학대라고 생각한다.

 

노인학대는 학대 행위자가 가족인 경우가 많고, 피해자가 학대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신고 방법을 모르거나, 신고하려고 다짐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각종 노인복지 센터에서 노인학대에 관한 이해 및 신고 방법 등의 교육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노인분들이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노인 인권을 향상하려는 사회적 분위기를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젊은 우리도, 나중에는 모두 노인이 된다. 외면하지 않고, 주변 노인분들께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회인인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일 것이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께 따뜻한 인사말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까?

 

각주

1. 참고: http://www.noinboho.org/child/sub/bbs/report.php?ptype=view&code=report&_idx=5ee86dc8dea7182

보건복지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2019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 p.26,32,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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