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의 사회 칼럼] MBTI가 지닌 사회문화적 의의에 대하여

 

“MBTI가 뭐예요?”, “MBTI로 알아보는 성격 궁합” 등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와 관련된 이야기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현실은 물론 SNS, TV 프로그램에서까지 MBTI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사실 MBTI가 주류로 자리 잡기 전, 사람들은 혈액형이나 별자리 등을 물어보며 자신을 넘어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이런 현상을 미루어 보았을 때, 어쩌면 인간에게 ‘타인에 대한 이해’는 그들이 속한 크고 작은 사회 내의 공존과 화합을 위한 필수 덕목으로 작용하며 이를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수단으로써 ‘성격의 유형화’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생활양식인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의 꼬리를 시작으로 MBTI에 대한 사실을 정리하고 이가 지닌 사회문화적 의의를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MBTI의 올바른 이해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MBTI는 심리학자 카를 융의 심리적 유형 이론을 기반으로 마이어스-브릭스 모녀가 1962년 세상에 내놓은 심리 검사이다. 개인이 응답한 비교적 단순한 자기보고형 문항들을 일괄 분석해 네 가지 척도(I-E, N-S, F-T, P-J)에 따라 16가지 유형의 성격 중 하나를 매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1

 

우선 단적으로 봤을 때, 70억 명의 지구인을 16가지의 유형으로 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여 이 검사가 대중화됨에 따라 다른 심리 검사들이 그러하듯이 또한 타당성과 신뢰성 측면에서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한다. 또한 검사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융의 심리 유형론 자체가 이미 이분법적 사고에 기초하여 MBTI의 불신 요소가 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MBTI 검사가 지닌 사회문화적 의의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인데 우선 이는 현대 사회의 분열과 혐오 차별로 인한 파국화를 막을 가능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한 집단 내의 불화는 다름을 틀림으로 인지하고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차단하는 행위에 기인한다 생각한다. 이때 MBTI는 다양한 개인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이해를 위한 행동의 변화를 촉구한다. 특히,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선호하고, 어떠한 가치관을 지향하는지에 관한 탐구 즉,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함에 있어 한 사람의 인지적 성장에도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MBTI를 믿을지, 안 믿을지는 개인들의 선택이다. ‘과유불급’이라는 옛날처럼 심리검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되 항상 자신에 대한 사유를 이어간다면 이는 사회 통합을 위한 길목의 핀 꽃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각주

1 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M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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