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의 영화 칼럼] 자라나는 청춘들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 동주

 

인생에 있어서 길이 남을 만큼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영화를 우린 흔히 ‘인생 영화’라고 일컫는다. 영화엔 문외한인 자신이지만, 만약 누군가 필자에게 인생 영화에 관해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동주’라 답할 것이다. 그만큼 깊은 잔상을 남겨준 영화라는 뜻이며 힘이 되어준 작품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방황하는 자신이 한없이 작아 보이는 어둠의 마음에 잠식된 적이 있을 것이다. 혹은 지금도 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한 청춘들에게 ‘동주’는 뜨거운 위로가 될 것이란 믿음과 많은 사람이 ‘동주’를 통해 필자가 느낀 위로를 시나브로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우선 작품 그 자체가 호소력이 짙다. 영화를 비평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현재의 상업 영화들은 소재의 선택과 내용 전개에 있어 자극적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동주’는 흑백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신파적인 요소들 없이 오로지 두 청춘 동주와 몽규의 말, 행동, 우정으로 채워져 있다. 시대적 배경이 일제강점기라는 점이 충분한 극적 요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과도한 각색과 감정소비 없이 드러나 있는 사실을 전달하는 다큐멘터리적 표현도 농도 깊은 내용 전달에 일조했다 생각한다.

 

또한 입체적인 인물 묘사 또한 작품을 감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 이 둘은 나라를 사랑하고 시대의 비극에 아파하는 공통점을 공유하지만 신중하고 섬세한 윤동주에게 매사에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송몽규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진다.이러한 둘의 가치관 충돌을 대사와 장면을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하여 문(文)과 무(武)에 대한 질문을 필자 스스로 던지게 만들었다.

 

특히 ‘동주’라는 인물이 우리 청춘들에 던지는 작은 위로를 알아차려야 한다고 느꼈다. 역사 속 저항 시인이라 불리는 그지만 자신과 남의 능력을 비교하며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등 인간적인 면모가 보인다. 시대만 흘렀을 뿐, 꿈을 위해 별을 세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위로되는 장면이다. 또한 영화 속 동주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취한 태도가 주는 교훈이 있다. 이해타산적인 것이 아닌, 역사의 성원이자 지식인으로서 지켜지지 않던 당연한 윤리를 지키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려는 의지는 배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방황하더라도 결국은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은 ‘시’이다.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나오는 다양한 시들이 낭송되는데 사건의 흐름에 맞게 적재적소 배치되어 있다. 윤동주의 시가 우리 청춘들에 눈에는 다양하게 다가온다. 시대의 아픔을 아름답게 고백하여 멋있고, 방황하는 모습에 공감이 되고, ‘부끄러움’이란 가장 어렵고 단단한 정서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느꼈다. 결국 이 영화는 각자에게 물음표를 남기게 끝을 맺는다. 자신의 ‘하늘과 바람과 별’을 찾아 ‘시’를 노래할 수 있도록 말이다.

 

1 참고: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4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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