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의 독서 칼럼] 전쟁이 가져오는 고통, 우물 파는 아이들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우리의 유년 시절을 떠올려보자. 친구들과 뛰어놀고,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 가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교육의 기회를 받았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혜택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는 친구들과 놀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과거에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수자원 부족으로 물 공급에조차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이 지금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지역 간의 경제 격차는 심화하고 있고 지금도 엄청난 거리의 여정을 보내며 물을 기르고 다니는 제삼 세계의 사람들이 지구에 존재한다. 린다 수의 '우물 파는 아이들'에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생존해 나가는 두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나는 1985년, 살바의 이야기로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실화이다. 다른 하나는 2008년, 니아의 이야기로 허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살바는 딩카족, 니아는 누어족인데, 딩카족과 누어족은 수년간 수자원이 많은 지역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1985년의 어린 살바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도중 전쟁이 일어나 학교에서 나오고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 그는 다른 딩카족들과 뭉쳐 긴 여정을 가는데 이때 그는 마리엘이라는 자신 또래의 아이와 친구가 되고 삼촌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마리엘은 여정 도중 사자에게 먹혀 실종되고 삼촌은 총기를 든 누어족 군인들한테 살해당하게 된다. 반면, 2008년의 니아는 어린 동생을 돌보는 동시에 가족을 위해 멀리 나가 물을 길어온다. 니아의 동생은 더러운 물을 마셔서 심각한 배탈을 앓게 되고 니아는 물을 길으려고 먼 길을 걷다가 발 중앙에 가시가 박히게 된다. 

 

살바는 삼촌을 잃은 뒤 자기 스스로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어 에티오피아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니아의 마을에 우물이 지어진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살바는 니아와 같이 물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고 딩카족인 살바는 누어족인 니아와 인사하며 딩카와 누어의 화해를 암시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아이는 전쟁 속에서 나날들을 보냈다. 심지어 실존 인물이었던 살바는 성장기 자체를 전쟁통 속에서 보냈으며 자신의 친구가, 자신의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직접적으로 본 인물이다. 이 책을 보면 전쟁이 얼마나 큰 비극을 몰고 오는지를 느낄 수 있다. 만약 살바가 정신적으로 강인하지 않고 연약한 인물인 상태에서 살바 눈앞에서 성인 두 명이 총으로 삼촌을 쏘아서 살인했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살바는 정신력으로 버틸 수 없어 인생을 포기하거나 에티오피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 전쟁은 죄 없는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심지어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더라도 신체적 상처를 입히거나 정신적으로 매우 큰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우리나라도 사실상 전쟁 중이다. 휴전 중인 것이지, 종전이 아니다. 우리에게 전쟁은 남일 얘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한반도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서로에게 공격적인 태도만을 취하고 무기만 개발할 것인지, 잘 화합하는 협력의 방안을 선택할 것인지 우리 모두 고민해 보아야 한다. 공격적인 태도, 무력으로 이겨보겠다는 태도가 모두를 역사적 비극으로 몰고 가는 막중한 실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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