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유의 교육 칼럼] 속전속결 고교학점제, 득일까 실일까

고교학점제, 그 허점에 대하여

지난 2월, 교육부는 2025년 기준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과목을 선택하여 3년 동안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이 가능한 제도이다.1) 수능만으로 학생들을 평가하지 않고 특정 직업군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며,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인 진로 설계를 돕겠다는 취지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된다면 수능과 성적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어들며, 학생들의 흥미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강화되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도 향상되고 수업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경기도 교육청이 2022년 기준 고1부터 고교학점제를 선제 시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대입의 기준이 모호해진다는 등 반발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나는 이 고교학점제의 문제점들에 대해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 교원 충원 문제가 발생한다.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이지만, 교육의 질이 향상되기에는 교사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교원들의 입장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듣게 되는 만큼 신설되는 과목 수가 늘어날 것인데, 이를 충원할 교사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일 고교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 교원 전체의 72.3%가 고교학점제의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의 이해 및 제반 여건 미흡이 38.5%로 고교학점제 반대의 가장 큰 이유였다.2)  2040년까지 총 5,051명에 달하는 신규 교사 채용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는 국가 재정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듯 고교학점제의 목표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 부족 문제부터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 교육의 혼란을 초래한다.

일선 교사 대다수는 2025년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이 너무 성급하다고 주장한다. 고교학점제는 그야말로 고등학교의 교육 체계를 뒤엎는 교육 제도인데, 이는 대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고교학점제의 도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입 제도의 개편에 관한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경기도를 제외한 지역들은 2025년, 경기도는 심지어 2022년 기준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데, 이는 대입 제도의 변화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며 경쟁 구도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이상과 현실이 다를뿐더러 3년 내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은 너무 성급하다.

 

 

 

∆ 대입의 공정성 결여가 우려된다.

경쟁 구도의 완화를 위한 고교학점제이니만큼 상대평가 위주인 수능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학생은 수시전형을 대폭 축소하고 정시 전형을 확대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수시의 공정성이 결여되었을뿐더러 학생들의 실력과 능력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려면 정시 전형만이 답이라는 의견이다. 공부한 만큼의 결과로 보상받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욕구와 수능의 중요성을 줄이는 고교학점제는 그 취지와 목표가 어긋난다. 심지어 대입 제도의 개편에 관한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조차 않는 상황, 대입의 공정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학생들은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교의 선발 기준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 이는 학생들의 니즈와 일치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도이니만큼 학생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필자 또한 고교학점제의 취지에는 매우 동감하고 지지하는 바이다. 그러나 2025년부터 전면 도입, 즉 지금으로부터 4년 내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고교학점제가 교원과 학생들의 지지를 얻으려면 대입 제도의 개편과 교사 수 충원 방법 고안 등 여러 허점을 보완한 후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각주

1. 인용: terms.naver.com/entry.naver?docId=5828911&cid=43667&categoryId=43667

2. 참고: www.kfta.or.kr/page/pressView.do?menuSeq=170000000015&seq=210802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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