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찬의 인문학 칼럼] 글을 쓴다는 것

거의 몇 달 동안 글이 잘 안 써졌다. 어렴풋이 생각해본 여러 주제 이를테면 ‘역사는 인간에게 오는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가’ 따위의 주제들로 글을 써봐도 식상한 얘기들이나 정리되지 않는 문장들만 써 내려가 졌다. 이것을 기회로 내가 글을 쓰는 행위의 의미 같은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나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 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이 글에 내놓겠다.

 

 

 

‘세상을 향한 청소년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비판’ 실제로 칼럼을 쓰기 시작한 이후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다양한 분야  중에 인문학 칼럼을 써보기로 마음먹고 ‘인간’과 ‘세상’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것들의 필연과 우연의 어떠한 경계에서 복잡한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냥 읽던 책들에서 내재 되어있는 주제와 작가의 메시지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주위에 작은 가치에도 집중하게 되었다. 단지 글을 쓰기 위해 했던 것들에서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성찰’에 대한 글을 쓰면서 실제로 나 자신을 성찰해보기도 했다. ‘전통’에 관한 글을 쓰면서 우리나라의 전통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처럼 글을 쓴다는 것은 그 행위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태도와 의미에 아주 커다란, 혹은 아주 미세하게도 영향을 미친다. 

 

글을 쓰고 나서 느낀 변화가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생각의 정리’이다.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요약 정리해보는 과정에서 생각을 더 잘 정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글을 쓸 때뿐만 아니라 발표를 하거나 말을 할 때에도 적용이 되었다. 명확하게 전달하려는 내용이나 추가 설명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예전에 비해 깔끔하게 정리돼서 표출 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쓴 글은 그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선한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칼럼, 논픽션 같은 글들은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해 준다. 픽션, 에세이 분야는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비판, 제안 등도 포함 되어 있어서 많은 생각도 하게 해준다. 

 

글은 결코 작가나 시인, 기자들만 쓰는 것이 아니다. 나처럼 학생이 쓸 수도 있고 아예 다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도 쓸 수 있다. 그리고 글쓰기에는 시험 문제처럼 답이 정해져 있진 않다. 나도 처음에는 막막했다. 맨날 읽던 것을 내가 쓴다는 것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소설이고 칼럼이고 무작정 써보면서 내 글쓰기 실력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글은 아무나 쓰는거다. 그것이 일기가 됐던, 독서록이 됐던 자신의 마음을 담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 그것만 이루어진다면 진정한 글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읽은 김에 형식, 실력, 속도 아무것도 상관하지 말고 한 번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 거창한 주제도 필요 없고 어려운 단어를 생각해 낼 필요도 없다.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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