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민의 언론 칼럼 2] 시민 저널리즘, 우리 손으로 일구는 민주주의

현대 사회는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다. 사람들은 정치적 입장을 밝히기도 하고, 특정 사건 혹은 사회 문제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의견 표명은 특히 소셜미디어의 사용으로 더 활발해졌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셜미디어다. 이러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 목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 언론사만이 도맡아 하던 언론의 기능을 이제는 시민이 직접 하는 ‘시민 저널리즘’의 시대가 도래했다.

 

 

전통 저널리즘과 ‘시민 저널리즘’의 큰 차이는 우리가, 즉 시민이 직접 만들어나간다는 데 있다. 이 용어를 처음 만든 ‘로젠’은 시민이 참여자 역할을 갖도록 기능한다는 점에서 시민 저널리즘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1 즉, 시민이 사회문제에 대해 방관자가 아닌 실천자로서 행동하는 것이 시민 저널리즘이라 할 수 있겠다. 또 이러한 저널리즘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특징은 언론처럼 뉴스를 전달하고 알리는 기능뿐 아니라 시민의식에 영향을 미쳐 시민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이끌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공론의 장’이 시민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활발한 민주주의 광장이 만들어졌다. 이 광장에서 우리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일구어냈을까.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민 저널리즘의 실천 사례를 한번 들여다보자.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는 군부 세력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군부의 폭력적인 탄압으로 138명이 훨씬 넘는 사망자가 나왔지만, 군부 독재와 횡포는 계속되었다. 군부 세력에 맞선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쿠데타 초기, 미얀마 군부는 자신들의 행위를 ‘쿠데타’로 표기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미얀마 나우’ 등의 기존 언론사 5곳이 이를 어기고 쿠데타라고 보도하자, 군부는 이들 언론사의 자격을 박탈해 버렸다. 3월 17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일간지 ‘스탠더드 타임’까지 운영이 중단되면서 미얀마는 언론이 활동하기 어려운 장소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끊기지 않았다. 바로 소셜미디어가 언론 역할을 대신해주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는 #세이브 미얀마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넘쳐흘렀다. 또 ‘세 손가락 경례’를 한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세 손가락 경례는 선거,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를 의미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에 반대하는 의미로 사용한다.2 이렇듯 군부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화를 이루자는 연대의 마음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표현한 것이다. 더불어 언론이 통제된 상황에서 미얀마 내부의 참상을 고발하고 알리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었다. 시민들은 군부가 시위대를 잔혹하게 구타하는 모습, 상처를 입은 모습, 군부에 맞서 시위를 하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또 인터넷이 끊기자 ‘브릿지파이’라는 앱을 이용해 블루투스로 100m 이내 위치한 사람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았다.3,4 

 

 

시민들이 직접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화를 향한 의견을 표명하는 미얀마의 이 사례는 시민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준다.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목소리는 퍼질 수 있었다. ‘시민 저널리즘’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필자는, 위 사례와 같이 국가 안보 위협 상황에서 주로 발생하는 언론 탄압이 효과가 있을까 싶다. 과거에는 국가가 직접 언론 탄압을 하면, 국가 내부 언론사들이 활동하지 못해 떠나거나 혹은 왜곡된 뉴스를 보도하는 행태가 나타났다. 시민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은 그저 주류 매체를 통해 왜곡된 뉴스를 진실로 받아들였고 이들은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 저널리즘이 활성화된 이후, 시민은 뉴스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었다.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능동적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뉴스 생산자라는 역할은 시민이 곧 '언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민들의 의견과 목소리를 막는 것이 언론 탄압의 목적이라면 시민 저널리즘이 활발한 지금, 그 목적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의 봄을 기대하며, 더 활짝 피어날 민주주의의 봄도 소망해 본다.

 

각주

1.(인용: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2238&docId=2275000&categoryId=51133)
2.(인용: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3667&docId=6416655&categoryId=43667)
3.참고: (http://www.newsto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5909)
4.참고: (https://www.etoday.co.kr/news/view/200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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