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연의 코로나 칼럼] 페스트를 통해 알아본 현대 방역수칙

과거 페스트의 방역수칙과 현대 방역 수칙 비교

 

WHO는 감염병의 위험도를 통해 6단계로 나누었고, 팬데믹은 최고 경고등급인 6단계를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특정 질병이 유행하는 상태로, 아직까지 팬데믹 선언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대략적으로 2개 대륙 이상으로 전염병이 확산해 창궐했을 경우를 의미한다. 1948년 유엔 산하 기구로 설립된 WHO가 코로나 19 사태에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홍콩 독감과 신종플루에 이어 세 번째이다.1 하지만 WHO 출범 이전에도 전염병은 존재했다. 유럽 인구의 절반을 없앤 페스트, 인구의 10%를 죽게 한 천연두, 여러 차례 대유행했던 콜레라, 최악의 펜데믹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독감까지 우리 인간의 발전에 항상 전염병들이 함께 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 19를 이겨내고자 1948년 이전 펜데믹급 질병들에 대해 알아보고, 방역 수칙과 백신도 미흡했을 시기 어떻게 전염병을 이겨냈는지에 대해 탐구해보았다.

 

페스트는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을 줄였을 정도로 최악의 전염병을 손꼽히고 있다. 베네치아는 다른 유럽과 다르게 페스트에 대한 피해가 적었다. 그 이유는 베네치아에서 1377년 도입한 감염조치 덕분이었다. 베네치아 공화국에 속한 라구사(현재 두브로브니크) 항구에서는 역병이 발생했거나 의심이 되는 지역에서 오는 선박은 30일 동안 격리 기간을 의무화했다.2 또, 엄격하게 선박을 통제하여 화물을 햇볕에 쏘이고 환기하며 정화했다. 하지만 30일 뒤에도 발병되자 40일로 연장하였고 이 시스템이 효력을 발휘하자 점차 유럽의 주요 항구들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베네치아의 방역 수칙을 보며 시행착오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실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방역 수칙 또한 잘못 시행될 수 있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30일로는 부족한 격리 기간을 깨닫고 이를 인정하며 40일로 연장하는 것을 보며, 현대 방역수칙 또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점점 완벽해지리라 생각했다.

 

또 다른 예시인 마르세유시는 해양을 통한 감염을 줄이기 위해 공중보건 제도와 검역체계를 보완하고 시설을 확장했다. 검역소에는 부두 시설, 진료소, 거주 시설 창고 등을 갖추었고, 높은 벽을 세워 전염병이 도시로 진입하는 것을 봉쇄했다. 검역소에는 공중 보건 위원들이 선원, 승객, 화물 등에 대해 검역 기간을 결정했고, 선박에서 역병의 감염이 의심되면 선원과 화물을 도시에서 상당히 떨어진 남쪽의 자르(Jarre) 섬에 격리했다.3 16세기 이래 지중해 전역에서는 선박이 방문한 항구에서 전염병의 발생 여부를 기록한 보건증 발급도 점차 의무화되었는데, 이 증명서를 근거로 격리 과정을 면제해 주는 등, 현재의 방역 수칙과 아주 다르지 않았다. 이런 체계를 통해 마르세유는 오랜 시간 동안 페스트에서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었다.

 

마르세유의 방역 수칙은 현대 자가격리를 비롯해 백신 접종 증명서와 비슷한 제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때 마르세유가 페스트에서 안전했다는 것을 보고, 현대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과거에도 현대와 비슷한 방역수칙으로 질병을 이겨낸 전적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역수칙도 도움이 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확산세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처럼 백신도 없었던 먼 과거, 다양한 방역 수칙을 고안해내며 우리의 조상은 질병들과 싸워왔다. 현재도 우리는 질병들과 싸우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마스크 잘 쓰기와 손 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잘 지킨다면, 여태껏 그래왔듯, 코로나 19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주>

1. 참고: https://www.yonhapnewstv.co.kr/news/MYH20200312009000038

2. 참고: 조정은. "코로나19 시대, 페스트 팬데믹의 역사를 읽다 (신규환, 『페스트 제국의 탄생』, 역사공간, 2020년)." 도시연구 .24 (2020): 193-202.

3. 참고: 박흥식. 2020. [마르세유 페스트 300주년] 페스트의 질곡과 공동체의 대응. 지식의 지평 : 7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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