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채은의 경영 칼럼] 경영철학을 체화하는 기업들

 

십여 년 전 아이폰이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애플이라는 기업은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그동안 생소했던 용어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용자 경험' '감성의 기술' 등과 같은 아이폰을 대표하는 수식어들은 기존에는 디지털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들에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경영에도 철학이 있다는 것을 시장에 확실히 보여주었고 애플이 보여준 경영 철학 덕분에 많은 기업은 감성과 철학이 기업 경영에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 물론 그전에도 그러한 움직임은 있었으나 애플만큼 강력하게 경영철학을 각인시켜준 기업은 없었다. 애플은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이것들이 처음부터 의도되고 기획된 큰 그림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인지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애플의 사례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의 경영철학에 대해 알아보고 그들의 목적을 탐구해보겠다.

 

먼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기 전문 제조사인 애플의 경영철학을 알아보겠다. 애플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이 그 기틀을 마련하였다. 그는 시장에 없는 제품을  창조했고, 사용자의 편의성에 기반을 둔 유려하고 단순한 디자인을 제품 제조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그의 고집과 장인정신은 전례가 없었던 제품을 생산했고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고, 이제 그의 뒤를 이은 팀 쿡이 애플의 경영철학을 새롭게 창조해가고 있다. 팀 쿡은 '애플 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많은 것을 포기합니다. 그렇지만 대신 선택한 소수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고 세계 제일의 제품을 만듭니다." 분명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가 다양한 제품을 찍어내는 것에 비하면 차별점이 있는 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애플은 훌륭한 아이디어에 매일 같이 'No'라고 외치는 회사라고 자신을 정의한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고 하더라도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점검하고 분석해 빈틈을 없앤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그들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소개할 경영 철학은 쿠팡의 그것이다. 쿠팡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기업이다. 식품, 가전, 의류, 심지어 배달음식까지 쿠팡이라는 쇼핑몰을 통해 우리는 편리를 받는다. 과거에는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요식업체 이용권을 공동구매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재는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최강자의 자리로 우뚝 솟았다. 쿠팡의 경영철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고객 만족 극대화'에 초점을 둔다. 기업이 고객을 만족하게 하면 고객이 다시 그 기업을 찾는다. 이 논리는 너무도 분명하고 단순하지만 이를 잊고 고객들에게 버림받는 많은 도태된 기업들이 존재한다. 쿠팡은 이런 원칙을 잊지 않았다. 새벽 배송으로 몇 시간 만에 원하는 물건을 배송받기도 하며, 고객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제품이 있다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쉽게 환불을 해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쿠팡은 장기전을 기획하고 있다. 당장 조금의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을 지배하고 기준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 고객 만족을 목표로 하는 것이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이다. 

 

마지막은 일본의 대기업 소프트뱅크의 경영자인 손정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손정의는 재일한국인 3세로 현재는 일본의 10대 대기업으로 꼽히는 소프트뱅크의 회장직을 맡은 인물이다. 손정의가 맨손으로 일궈낸 소프트뱅크라는 회사는 일본에서도 눈에 띄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성장하는 사업들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정의의 경영철학은 애플과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진다. 리더는 결코 '안된다'는 말을 쉽게 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은 팀 쿡의 태도와는 겉으로는 매우 달라 보이지만, 결국은 되는 방법을 결국은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쿠팡과도 같은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감격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그렇게 감격을 경험한 고객은 다시 소프트뱅크를 찾는다고 그는 말한다. 

 

어떤가? 지금까지 세계의 유명한 대기업들의 경영철학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우리에게 이렇게 잘 알려진 그들의 경영철학을 절대 원칙으로 삼고 철저하게 지켜왔는지, 아니면 상황에 맞게 경영철학이 변모하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물론 세부적으로 행동강령이 바뀌었을 수는 있으나 절대적 가치관과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성공하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철학은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플은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섬세함으로, 쿠팡은 빠르고 친절한 배송시스템으로, 소프트뱅크는 시장을 읽는 눈과 과감한 투자로 고객들을 감동하게 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고객이며 고객을 감동하게 하는 자가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으로서 그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본받아 우리도 세상을 바꿀 경영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음에 확신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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