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연의 환경 칼럼]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 지구의 환경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져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지구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은가? 본인의 하루를 생각해보자.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버렸고, 얼마나 많은 물을 사용했으며, 얼마나 많은 전력을 소비했는지. 얼마 전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라는 책을 읽으며 심각한 환경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동안 환경에 대한 책임을 외면해온 내 행동에 대한 반성을 위해서, 그리고 이 글을 읽을 여러분이 자신의 책임을 보다 빨리 직시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는 벼랑 끝을 향해 뒤로 걷고 있다. 언제 떨어질지, 어디쯤이 낭떠러지인지도 모른 채 그저 앞에 있는 우리 눈에 좋은 풍경만을 감상하면서. 하지만 우리의 바로 뒤에는 떨어지면 돌아올 수 없는 낭떠러지가 존재한다. 그런데도 우린 그저 우리 눈에 좋은 것만 담으려 하며 낭떠러지의 존재 사실을 잊어버린다. 눈치챘겠지만 이것이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이다. 무분별한 인간의 이기심 뒤에는 지구의 멸망이라고 불릴 수 있는 끝없는 추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뒤를 돌아보려 하지 않는다. 멸망의 위험을 외면한 채 오로지 편안함을 추구하며 앞만 보고 뒤로 걷는 우리에게 지구는 말하고 있다. 뒤를 돌아보라고, 추락의 위험을 알았다면 뒤로 걷기를 멈추라고, 할 수만 있다면 다시 앞으로 되돌아가라고.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전과는 달라진 지구를 바라보며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달라진 지구를 외면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는가?

 


혹시라도 달라진 지구가 실감 나지 않을 사람들을 위해 수치로 알려주자면 1969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구는 두 배가 되었고, 곡물 생산량은 세 배 증가했고, 연간 도살되는 가축의 수는 돼지가 세 배, 닭은 여섯 배, 소는 50퍼센트 이상 증가했으며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세 배 늘었고, 전력의 양은 네 배 증가했다. 또한 지구상 인구 20퍼센트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게 되었고, 반면 전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는 전 세계 인구가 10억 명에 이르며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해 매년 1조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게다가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는 화씨 1도가량 상승했으며 평균 해수면은 10cm 상승했고, 모든 양서류 및 새와 나비 종의 절반 이상에서, 모든 어류와 식물 종의 4분의 1에서 개체 수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1 이 많은 변화는 달라진 지구의 극히 일부분이다. 이렇게 두서없이 나열한 수치를 보면서라도 당신이 달라진 지구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길 바란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달라져 가는 지구를 마주하고 그동안 외면해온 책임을 마주할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 우리는 달라진 지구를 조금이라도 책임지는 방법을 너무나도 잘 안다. 생활 쓰레기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계면활성제 사용 자제하기, 전기 절약하기 등 개인적 차원의 해결책뿐 아니라 화평법과 같은 인간 활동 규제를 위한 법안 제정하기, 식품 생산량의 적정선 설정하기, 각 나라가 주도적으로 GMO 식품 개발에 참여하기, 지구촌 사회를 위해 성별 격차 및 빈부격차 줄이기 등 수많은 지구 보호를 위한 방안이 있다. 환경 문제의 해결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환경 문제가 다양한 생물적, 비생물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환경 보호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부터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모두가 조금씩만 나누었다면, 조금만 덜 풍요롭게 산다면 이렇게까지 지구는 달라지지 않았을 텐데. 결국 지구는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이기적인 인간에 의해 달라진 것이다. 무슨 긴말이 더 필요할까? 당신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달라진 지구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까지 우리가 이 답을 모른 척했다면 이제는 알아야만 한다. 우리는 지구의 멸망이라는 낭떠러지로 추락하기 직전의 벼랑 끝에 서 있으며, 결국 지구에 대한 책임은 우리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우리는 벼랑 끝에서 앞으로 되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다. 그리고, 앞을 향해 발을 내디딜 실천의 힘도 모두 우리에게 있다. 다시 말하면, 지구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진정한 힘은 우리의 작은 변화와 실천이다. 이제라도 알았다면 돌아가자. 인간에 의해 달라지기 전의 지구로.

 

각주

1.인용: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자런 253~255쪽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