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의 독서 칼럼]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말해주지 않는 것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초콜릿 공장은 매혹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초콜릿 공장 내부에 처음 들어서면 보이는 압도적인 크기의 초콜릿 폭포와 호수, 그리고 온갖 초콜릿, 사탕들로 꾸며진 들판은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와 같은 환상적인 놀이공원보다도 더 크고 화려하다. 그리고 뒤를 이어 등장하는 움파룸파족은 윌리 웡카와 함께 나쁜 어린이를 혼내주는 역할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 준다.

 

언뜻 보기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신들이 살던 열대 기후 지역인 고향을 떠나 건너온 움파룸파족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엄밀히 따지자면 외국인 노동자들인 이주민들이다. 이들은 일한 대가인 월급을 돈이 아닌 카카오 열매만 받고 밤낮없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일한 대가를 현금이 아닌 카카오로 받는데도 움파룸파족은 전혀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아마 자신들이 불리한 조건에서 일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그저 기뻐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평소에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며 달콤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 뒤에는 집을 떠나 타지에 팔려간 어린아이들이 정당한 보수도 받지 못한 채 강제 노역에 동원된 씁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동노동, 원주민 강제 이주 및 강제 노역과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조금은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타인의 고통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 또한 여러 책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못한 것 같다. 

 

초콜릿뿐만 아니라, 현대인이 많이 소비하는 커피, 핸드폰, 새우 등도 모두 아동노동 착취로 우리가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한다. 나와 비슷한 청소년, 아니 그보다 더 어린 동생들이 단돈 몇십만 원에 팔려가 온종일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 더 황당한 것은 이미 국제 사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런 노동 문제쯤은 모르는 척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 했던 것 같이 가진 자들은 가지지 못한 자들의 노동을 착취하여 자신들의 부를 더욱 축적하고 있고, 못 가진 자들을 철저히 짓밟아 빈부격차를 더욱더 늘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완전히 절단해 버리는 것 같다.

 

우리가 이런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작게나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실천 방법들을 찾아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언급했듯이, 조금 비싸더라도 밸런타인데이 때 공정무역 초콜릿을 선물한다거나,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를 이용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학교 내에서는 교내캠페인을 하는 것과 같이 무궁무진한 방법들을 이용해 앞서 말한 일들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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